니디 걸 오버도즈

보았기에 알고 있지만, 완전히 알 수는 없었던 아픔들

by 나가레보시


광기가 어려있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하 미연시) 게임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는지? 나는 미연시 게임을 그렇게 즐기지는 않지만, 의외로 그런 쪽의 미연시 게임은 몇 가지 알고 있다. <당신과 그녀와 그녀의 사랑>이나 <두근두근 문예부!> 같은 작품이 그러하다. 사실 대부분 인터넷에서 조명받은 적이 있어 기억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광기 어린 미연시 게임의 계보는 국적에 관계없이 조금씩 이어져왔다고 생각한다. 비디오 게임 <니디 걸 오버도즈>는 이를 한 번 더 이어내는 작품이다. 또한 인간과 사회의 깊은 곳에 숨어있는 어둠과 아픔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해부하여, 폭발시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분명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리뷰를 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작품일 정도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어째서 이 작품에 충격을 받았는지에 대하여 털어놓기에 앞서 이야기할 것이 있다. 비디오 게임 <니디 걸 오버도즈>의 표면적인 주제는 ‘그릇된 인터넷의 폐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를 표현해 내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바로 주인공 소녀 ‘아메’의 정신병이다. 아메는 본래부터 학대와 외로움으로 촉발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소녀이지만, 그 악화의 원인을 인터넷으로부터 찾고 있기 때문이다. <니디 걸 오버도즈>는 정신병을 매우 자극적으로, 동시에 현실적으로 연출하여 반대로 인터넷의 폐해를 조명한다. 어째서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인터넷 세계를 자극적으로 연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여기서 각본이 개입한다. 게임 속에서 인터넷의 폐해는 각본만으로 표현된다. 아메의 SNS에 달리는 댓글들, 커뮤니티의 자극적인 반응들, 실시간 방송에서의 괴상한 댓글과 도네이션 등은 전부 각본의 범주에 속한다. 그리고 이는 애초에 존재 자체부터 자극적이었다. 인터넷은 각본의 폭로를 통하여 조금씩 거슬려진다.

그렇게 아메의 정신병은 점점 악화되어 가고, 결국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마저 발광하기 시작한다. 충격적일 정도로 자극적인 발광 연출 앞에서 플레이어는 깨닫게 된다. ‘아, 아메의 정신병이 악화된 이유는 인터넷의 폐해 때문이었구나!’ 이것이 바로 <니디 걸 오버도즈>가 의도하는 플레이어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적인 연출을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릇된 인터넷의 폐해’라는 주제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그보다도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가 앞서 존재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정신병 연출. 주제를 구성하는 핵심들 중 하나인 이 요소가 나에게는 너무 현실적인 것으로, 가깝게 다가와서, 결국 본래의 주제에 집중할 수 없었다. 물론 주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쓰지 못했을 테니까. 나는 그저 아메의 정신병에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났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께서는 의문을 던지실지도 모른다. ‘당신이 정신병에 대하여 무엇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인가?’ 당연한 의문이다. 나는 마음의 병, 정신병을 앓아본 경험이 없으니까. 하지만 나는 보았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을, 그들이 괴로워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들을 전부 보았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니디 걸 오버도즈>의 주인공 아메와 똑같은 여성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게임 플레이와 나의 경험을 겹쳐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충격은 배로 다가왔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것들은 충격적일지도 모르지만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나는 전부 보았다. 마음의 아픔을 잠시나마 잠재우기 위하여 미친 듯이 손목을 긋던 사람을 보았다. 수면제를 미친 듯이 집어먹고 전화를 걸어 죽어버리고 싶다며 울부짖다 쓰러진 끝에 병원에 실려가 위장을 세척하는 사람을 보았다. 아메의 모습은 그들의 모습과 똑같았다.

특히 후자의 기억을 강하게 갖고 있던 내게, 아메가 그 기억과 똑같은 행동을 벌이는 모습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 아메가 약을 먹고 폭주한 상황에서 SNS 우라아카(뒷계정)에 죽고 싶다며 미친 듯이 글을 올리는 그 이벤트(사실 이벤트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 이벤트와 과거의 기억이 겹쳐버리는 순간, 나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패드를 놓은 채 한동안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했다. <니디 걸 오버도즈>에서 표현되는 정신병은 내가 경험한 한도 내에서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시나리오 라이터 ‘냐루라’가 실제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을 것일 테다. 자신이 오랫동안 앓아온 병을 작품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나는 아픔을 생생하게 보았지만, 결국 겪어보지는 못한 사람이다. 따라서 그것이 어느 정도로 아픈 것인지, 모든 것을 털어놓아도 여전히 아플지, 후련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나에게 주어진 것은 마음의 병이란 엄청나게 아픈 것이라는 사실뿐이다. 그 사실을 가지고서도 끝내 알 수 없었던 것은 있었지만, 분명하게 알아챌 수 있던 것 역시 분명 있었다. 비디오 게임 <니디 걸 오버도즈>의 주제는 분명 ‘그릇된 인터넷의 폐해’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알아챘다고 생각한다. 나의 지난 기억까지 꺼내어가며 이야기한 마음의 병, 정신병이 바로 그것이다. 비디오 게임 <니디 걸 오버도즈>는 마음의 병을 현대의 망령과도 같은 존재인 인터넷과 결부시켜 끔찍하고도 환상적인 모습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니디 걸 오버도즈> 끔찍하고도 훌륭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병을 앓고 있는 각본가가 집필한 충격적인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환각적인 시청각 연출들은 고전풍 미연시와 어우러져 끔찍한 주제를 빌어먹도록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게임을 여러분들께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주인공 아메와 그녀를 바라보는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모든 것이 망가져버리는 엔딩으로 수렴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으로 이 세상에 구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끝내 우울해지고 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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