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플레이의 예술성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지만, 나는 닌텐도의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아마 7살부터였을 것이다) 닌텐도의 콘솔로 게임을 즐겨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전부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도 변함없이 <슈퍼 마리오>나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같은 닌텐도의 콘솔로 발매되는 게임들을 즐겼다. 그런 닌텐도의 게임들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를 꼽는다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바로 <별의 커비> 시리즈와 <젤다의 전설> 시리즈다. 그중에서도 오늘 리뷰할 게임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최신작,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다. 여러분들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플레이해 보셨는지? 광활한 대지에 홀로 남겨져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퍼즐을 풀어나가며 젤다 공주를 해방하는 놀라운 자유도의 게임. 명작임이 틀림없다.
그런 작품의 후속작이기에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은 불안한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오픈월드 장르에 도전한 닌텐도의 게임이, 그것도 간판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젤다의 전설>이 완벽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어진 만큼, 사실상 그 완벽을 재탕할 뿐인 게임이 되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불안은 기우였다. 동시에 놀라웠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완벽했다고 생각했던 전작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마저 시작에 불과했다고 생각하도록 만들 정도로 훌륭한 보완이 이루어진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야기한 적이 있었던가? 나는 게임을 예술로 불러야만 한다면 '플레이의 예술'이라고 부르고 싶다. 말하자면, 게임은 플레이 방식과 그 과정에서 예술성을 평가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플레이는 그런 점에서 예술적이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찬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도 같은 이유로 호평받지 않았나?' 좋은 지적이다. 하지만 나는 살짝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왜냐하면,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전작의 호평 이유였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를 더욱 보완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를 조금 비속어화해 보면, '어떤 꼼수라도 통한다'가 될 것이다. 꼼수야말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정수이며,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이를 보완하고, 강화한 작품인 것이다. 퍼즐이든, 퀘스트든 정공법이 있다. 하지만 굳이 정공법대로 클리어할 필요는 없으며, 제작진 역시 그 사실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플레이어는 꼼수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자, 그렇다면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꼼수는 어떻게 보완되었을까? 전작의 '시커 스톤'을 기억하시는지? 폭탄을 생성하는 '리모컨 폭탄', 자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마그넷 캐치', 시간을 멈추고 대미지를 누적시켜 주는 '타임 록', 얼음을 생성시키는 '아이스 메이커'라는 네 가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다. 물론, 지도를 보거나 워프를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이야기할 것은 이 네 가지 기술들이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에서 플레이어들이 부렸던 꼼수는 대부분 시커 스톤의 기술들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윈드봄이라고 했던가? 패러세일과 리모컨 폭탄을 활용하여 단시간에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있겠다. 이쯤 되면 감이 잡히실 것이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꼼수는 이러한 기술들을 강화하여 보완되었다는 것을.
꼼수의 강화는 새로 추가된 '오른손'의 기술로 이루어졌다. 전작의 시커 스톤이 플레이를 보조하는 쪽에 가까웠고, 플레이어들이 이를 꼼수로 활용한 것이라면, 이번 작품의 오른손 기술들은 처음부터 꼼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철제 오브젝트만 움직일 수 있었던 마그넷 캐치와 달리 모든 오브젝트를 움직일 수 있도록 강화된 '울트라 핸드', 무기에 타 오브젝트를 결합할 수 있는 '스크래빌드', 천장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해주는 '트래루프', 마지막으로 시간을 되감을 수 있는 '리버레코'까지. 설명만 보아도 다양한 꼼수들이 떠오르시지 않는가?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기술들로 꼼수를 부려 재미있게 놀 수도 있고, 정공법이 존재하는 퍼즐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파훼할 수도 있다. 실제로, 나 역시 플레이하는 동안 아무리 보아도 정공법이 아닌 방식들로 여러 퍼즐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조나우 기어'는 이러한 오른손의 기술들을 보조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 다양한 꼼수를 부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오른손의 기술들을 이용해 기어들을 조립하여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로봇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탈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으며, 몬스터들을 농락하는 다양한 기계들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 바로 Youtube에 검색해 보시면 다양한 예시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는 게임에 예술성이 있다면, 그것은 플레이에서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나의 지론에 따르면,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예술성의 극한에 다다른 작품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궁극적인 플레이의 모범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돕는 것은 기술과 오브젝트만이 아니다.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 되어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오픈월드는, 아무런 오류 없이 작동하며 탐색과 해결을 돕는 다양한 오른손의 기술들과 맞물려, 이미 자유로웠던 전작보다도 더 자유롭고 깊은 대모험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한다. 특히 트래루프와 리버레코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물론 단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메인 요소로 홍보되었던 하늘과 지저의 플레이 요소가 묘하게 부족하다거나, 사당이나 신전 등으로 대표되는 정규 퍼즐들의 창의성이 아쉽다거나 하는 단점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점들은 세 발의 피에 지나지 않을 정도라고. 그만큼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선사하는 오픈월드의 대모험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장대하게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닌텐도가 게임 제작에 있어 스토리를 우선시하는 제작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닌텐도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플레이 시스템을 먼저 설계한 후 스토리를 구상하는 제작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스토리는 비판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작품인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의 스토리에 버금가거나, 아예 뛰어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리뷰에서 항상 스포일러를 하고 있는 나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스포일러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을 정도다. 조금만 이야기하자면, 지금까지의 어떤 작품들보다도 <젤다의 전설>이라는 타이틀에 확실하게 부합하고 있는 스토리를 품었다.
결론적으로,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은 플레이라는 비디오 게임만의 예술적 본질을 확고하게 관철하며, 전설과도 같은 스토리를 통해 그 본질을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까지 확실하게 제시하는 훌륭한 작품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비디오 게임의 예술성은 플레이어서 발견할 수 있다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말한다. 비디오 게임의 예술성은 마치 영화와도 같은 스토리로서 플레이어를 몰입시킬 때 나타난다고.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그런 누군가들의 이야기를 전부 수용하면서도 독창적으로 발전시킨 끝에 등장한 훌륭한 명작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훌륭하다는 말로만 평가할 수 없을 정도의 작품이지만, 나의 언어로는 여기까지라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이 게임을 반드시 플레이하셔야 한다. 지금까지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에 기뻐하며, 환호하시게 될 것임이 틀림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