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 볼날이 있을까
30일 글쓰기는 매일 아침 6시에 그날의 주제가 공개됩니다. 그래서 주어진 주제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지요. 혼자 제약 없이 글을 쓸 때는 생각지도 못한 주제들이 공개되기도 하고, 그날 밤 12시까지 마감이라는 제한이 글쓰기의 근육을 키워주기에 글쓰기의 습관을 형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하는 시스템입니다^^ 질보다 꾸준히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에 맞게 글을 쓰다 보면 저도 어느덧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겠죠?
오늘의 주제는 Q. 각 개인은 모두 자신의 역사가입니다. 자신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하고 있나요?
우연한 기회에 반 고흐에게 흠뻑 빠졌다. 워낙에 미술에 문외한이라서 흠뻑 빠졌다고 해서 빠삭하게 알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냥 반 고흐에게 애정이 갔다. 반 고흐의 세밀한 감정선, 지금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동생 테오와의 편지 덕분이었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과 감정을 솔직히 고백한 편지들이 있었기에 작품 이면의 더 많은 것들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테오와 테오 와이프가 작품을 팔지 않고 잘 보존했기에 지금도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다.
돈이 없어서 재료를 사려면 동생 테오의 도움이 필요했던 반 고흐는 이런저런 요구들을 편지로 전한다. 금전적인 도움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쏘울 메이트라고 할 만큼 동생 테오와는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없었다. 부모와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못했던 반 고흐에게 그래도 테오라는 동생이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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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편지가 책으로 엮일 것을 전혀 알지 못했을 반 고흐. 영화로, 책으로, 오디오 파일로 편지들이 공개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ㅋ 이렇게 편지로 자신의 역사를 남긴 반 고흐처럼 나에게도 편지함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20대 중반에 이르까지 중요한 편지만 모아 놓은 것인데, 지금은 친정 어딘가에 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쓰던 일기장은 미련 없이 버렸던 것 같고, 10대와 20대의 편지함도 언젠가는 버리게 될 것 같다. 그럼 내 기록은 뭐가 있을까? 그나마 요즘 공을 들이고 있는 브런치? 그래 인생은 40부터니까 ㅋㅋㅋ 지금부터라도 기록을 잘 남겨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