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니? 죽었니?
30일 글쓰기는 매일 아침 6시에 그날의 주제가 공개됩니다. 그래서 주어진 주제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지요. 혼자 제약 없이 글을 쓸 때는 생각지도 못한 주제들이 공개되기도 하고, 그날 밤 12시까지 마감이라는 제한이 글쓰기의 근육을 키워주기에 글쓰기의 습관을 형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하는 시스템입니다^^ 질보다 꾸준히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에 맞게 글을 쓰다 보면 저도 어느덧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겠죠?
오늘의 주제는 Q. 신호등 빨간 불에 차가 보이지 않을 때 무단횡단을 하시나요. 당신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이다. 장날이었는지 복잡하게 차가 오가던 찻길을 가운데 두고 엄마는 잠깐 볼일을 보고 올 테니 꼼짝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몇 살 때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5세 미만이지 않았을까 싶다. 말로는 알겠다고 기다리겠다고 해놓고, 눈에서 엄마가 멀어지자 나도 모르게 길을 건너고야 말았다. 그 길은 지금으로 치면 2차선 도로밖에 되지 않는 좁은 길이였지만 나름 동네에서는 시내였으며 사람이 북적북적 거리는 곳이었다.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믿어지지 않게도 나는 버스와 부딪혀서 날았다. 사실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붕 떠서 모든 사람들이 난리가 났는데 신기하게도 난 아무렇지 않았다. 버스에 부딪히고도 다치지 않은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은 오랫동안 우리 집에서 화제가 되었고, 나는 엄마께 등짝 스매싱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한번 호되게 당한 이후로는 절대 무단횡단을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저때는 무단횡단의 개념조차 없었고, 단지 엄마가 눈에서 멀어지니 나도 모르게 몸이 따라간 것인데 어느 정도 커가면서는 남이 보지 않을 때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디퍼런스 검사를 해보니 나는 도덕적으로 좀 민감한 편이었다. 그로 인해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말이다. 상식 밖의 일을 하거나 기본적인 도덕들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이것은 어떻게 자라왔는지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으려고 노오력 중이다. 노오력...
자동적으로 판단이 되는 나의 성향이 가끔은 괴로운데 남을 판단하기 전에 나나 잘하자. 나도 100% 지켰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