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는 TV광이었다. 드라마면 드라마, 예능이면 예능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적당히 그것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즐거움이 되는 게 뭐가 그렇게 문제냐고? 이상하게도 보는 당시에는 빠져서 허우적 되면서도 끝나고 나면 '내가 왜 여기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지?'라고 하면서 머리를 쥐어뜯는 것을 반복하는 스스로가 답답했다. 다중이가 내 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마침 이사를 하게 되었고 이때가 환경설정의 최고의 찬스이니 망가진 TV는 과감히 버리고, TV 장식장도 거실에서 퇴출해버렸다. 그리고 테이블을 놓고 책을 읽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렇게 이사 온 지 1년 2개월 정도 되었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TV는 없지만 핸드폰의 유튜브가 있기에 아예 안 보는것은 아니고 시간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나는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동영상을 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카톡과, 지도 검색, 교보문고 책 주문하는 등의 웹서핑으로만으로도 데이터는 너무 부족하다.
이사를 온 이후에 청소년 교육과에 편입하게 되었고, 씽큐베이션 2기에 이어 씽큐베이션 3기를 하게 되었기에 책 읽고 글을 쓰고, 공부하는 시간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게 되었고, 눈앞에 TV가 없으니 보고 자책하고 일은 없어지게 되었다. 환경설정의 힘이다.
와이파이가 있는 스타벅스나 외부에서 책을 읽을 때는 나에게 맞지 않는 음악과 시끄러운 대화 소리 대신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편인데, 어느 날 우연히 딩고의 "이어 폰서트"를 듣게 되었다. 이어폰을 꽂고 듣는 콘서트로써 오른쪽과 왼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다른 것이 단번에 느껴질 정도로 일반 음원과는 다르다. 유튜브에 따로 탭을 하나 만들어서 재생할 이어폰서트 곡을 담아두고 책을 읽으면 책 읽을 맛이 난다. 물론 가사 때문에 몰입이 안된다면 다른 류의 음악을 듣는 게 좋다. 적용은 맥락적으로 자신에게 맞게 하면 되는 것이다.
콘서트에 직접 가지 않고도 고급 음질의 음악을 듣는 기쁨을 누리며 이 가을 책 한 권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