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주는 유익함 1
뭐가 그렇게 바쁜지 하루에 글 한편(한편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올리는 게 쉽지 않은 날들이 있다. 사실 필 받은 날은 글을 써서 서랍장에 저장해놓고 한 개씩 발행한다. 그런데 요즘 꽤나 바빠서 저장해놓은 것도 없고, 한꺼번에 글을 쓸 여유조차 없었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할 일은 태산이지만 그래도 글쓰기를 건너뛰지 못하고 나는 지금도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좋은 핸드폰이 아니라서 잘 찍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새로운 것을 보면 사진을 찍어둔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에는 더욱더 그런 것 같다. 뭔가 소재가 될 수도 있는 것들, 영감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나만의 사진으로, 메모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남기려고 애쓰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 이전에는 '음 좋네~'그렇게 생각하고 지나쳤던 것들이 사소해 보이지 않고, 시각이 달라진 게 글을 쓰면서 달라진 것 중에 하나다. 그리고 사람들을 대할 때 더욱더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매일 만나는 주변인들 이외에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의 캐릭터와 성향을 더욱더 관심 있게 보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글쓰기가 주는 여러 가지 유익한 점들이 많음을 느끼게 된다.
이 사진은 어떤 식당 건물에 있던 오래된 우편함이다. 요즘은 다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우편함을 사용하지만 족히 70~80년은 되어 보이는 연식의 우편함이 나의 시선을 유혹했다. 만약 글쓰기 이전이라면 관심이 갔을까? 혹 관심이 있었더라도 사진까지는 찍지 않았을 것 같다.
슬림하면서도 정갈하게 만들어진 우편함은 각각의 열쇠 구멍이 있었고, 손잡이가 어떤 것은 떨어진 채로 어떤 것은 있는 채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래된 것들이 점점 사라지는 요즘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오래된 우편함을 보니 너무 새것만 있는 각박한 세상보다는 이렇게 잘 만들어진 것들은 오래오래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학교에서 취미나 특기를 조사할 때 딱 질색인 애들이 "독서와 글쓰기"라고 대답하는 애들이었는데,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내가 그렇게 될 줄이야. 그것도 40이 넘어서 말이다.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부끄럽기만 하다. 세상 재미있는 게 책이고, 배울게 많은 것이 책인데 그렇게 죽도록 책을 안 읽은 나의 젊은 날이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내가 어디 가서 책 읽고, 글 쓰는 이야기를 하면 비슷한 반응들을 여전히 많이 한다.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거나, 네 그다음 얘기요~라는 식의 분위기? 그래서 점점 책을 읽는 사람들과는 잘 통하고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과는 대화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읽는 사람들끼리만 뭉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도 읽지 않았던 1인이었다가 바뀌게 된 케이스이므로, 다른 사람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충분히 믿기 때문이다.
어쨌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던 것들을 많이 발견하고 배우고 느끼는 요즘이다. 더욱더 많은 책을 읽고 싶지만 이번 달에는 진짜 너무 바빠서 간신히 8권의 책을 읽었다. 틈새 독서를 조금 더 노력해봐야겠다. 그리고 읽지 않은 영역들도 과감히 도전해봐야겠다. 책은 계속해서 나의 시선을 확장시켜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