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귀국할 줄이야...

안 아픈 게 최고구나ㅠㅠ

by 기뮨

7박 8일의 일정 중에서 6일을 꽉꽉 채워 18번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다. 강사님들께서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시냐고 물으시곤 했지만, 뒤로 갈수록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딱히 나와 대화 상대가 없어서 얘기할 사람도 없었고, 방에서 여러 가지 류의 글을 쓰느냐고 방콕 했더니 내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아닌지 체크하시는 것 같았다. 나도 그냥 웃으면서 "뒤로 갈수록 체력이 달리네요.."라고 말을 했는데 노플라이를 위해서 다이빙을 하지 않고 쉬는 마지막 날부터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화장실 가는 횟수가 좀 심하다 싶었지만 그러다 말겠지 했다. 딱히 병원도 가까이 없고 시골이라서 달리 방도가 없었기에 그냥 침대에서 계속 쉬는 수밖에 없었다. 다이빙할 때 배 아팠으면 더 끔찍했을 것 같아서 런글도 썼더랬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기 전에도 화장실을 끊임없이 들락날락하는 비슷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게다가 오한까지 와서 으슬으슬 추웠다. 심하게 일찍 공항에 도착하는 유형인 우리 부부는 한~~ 참을 기다려서 탑승을 했는데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니 메스꺼림이 더 심해졌다. 갖가지 냄새가 섞이면서 울렁거림 플러스 설사에 머리아픔까지...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다이빙이 무리는 아녔을텐데.. 남편과 똑같이 먹고 똑같이 행동했는데 남편은 멀쩡했다. 하긴 예전에도 광장시장에서 육회를 먹고서는 나만 탈이 나서 그 이후로 육회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정말 깨끗하게 하거나 차라리 내가 직접 하는 것 외에는 말이다. (뷔페나 식당에서는 손이 안감. 너무 고생했었기에)



KakaoTalk_20191217_123345700_02.jpg 필리핀 대표음식_통돼지 바비큐


다이빙 마지막 날 저녁으로 사장님이 아기돼지 통바비큐를 쏘셨다. 우리 때문만은 아니고 단체로 온 젊은이들이 10명이나 있었기에 덤으로 우리도 얻어먹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나는 콜라겐 섭취를 위해서 껍질 위주로 먹었다. 바삭바삭한 게 과자처럼 맛있어서 모알보알에 이어서 2번째 먹어보는 거지만 맛있게 어느 정도 먹었다. 과식까지는 아니었는데 그게 탈이 난 건지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겠다.



비행기는 저가 항공이라 꽉꽉 차서 빈자리도 없었고, 사람들이 뭘 먹을 때마다 냄새 때문에 울렁거려서 토하기 일보직전인데 마스크도 없다고 하고, 껌이나 사탕도 없다고 하고, 겨우 액상 지사제 하나를 얻어먹었다. 계속해서 불을 끄고 자면 좀 나았으련만 중간중간 불을 켜고 면세품을 팔고, 사람들은 또 냄새나는 것을 먹고 (새벽 비행기인데도 끊임없이 먹더라) 제일 심하게 울렁거린 것은 여자들이 바르는 핸드크림의 향이 와 정말 독했다. 몇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고, 식은땀을 흘리고, 기력이 없어서 정말이지 눈앞이 깜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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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휠체어를 요청해서 공항 내에 있는 병원으로 직행했다. 내가 휠체어를 타고 귀국할 줄이야... 다행히 밤과 새벽에도 운영을 하는 곳이라서 주사와 수액을 처방받고, 곧바로 출근을 해야 하는 남편은 회사로 갔다. 병원에 가는 것을 그렇게 무서워하는 타입도 아닌데 이상하게 수액을 꽂자마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어딘가에 갇힌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커튼을 쳐놔서 그런가? 그냥 뽑아달라고하고 갈까? 여러 생각이 오갔지만 바늘이 꽂혀 있으니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고, 어른이 이것도 하나 참고 맞지 못하는 이유가 뭔데? 라며 별별 생각이 다 들고,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막 떠오르고, 나름 나는 나의 신에게 기도를 하며 간절히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다행히 잠이 들었나 보다. 말로는 1시간이면 다 맞을 거라던 수액은 3시간이 되어서야 끝이 났고 끙끙거리며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왔다. 출국할 때는 그렇게 가볍던 발걸음이 남편도 없이 속은 울렁거리고, 캐리어를 잡고 있을 힘도 없다 보니 힘에 겨웠다. 어찌어찌 공항철도와 전철과 버스로 환승을 해서 집에 와서 정신없이 자기 시작했다.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고, 화장실은 정말이지 셀 수도 없이 계속 갔다. 약을 먹어도 왜 이렇게 설사가 안 멈추는지 기운이 쪽쪽 빠지고, 뭘 먹고 싶다는 의욕조차도 없어서 그냥 환자처럼 실신해있었다. 저녁까지 그렇게 있다가 남편이 온 이후에 뭔가를 먹는 것을 보니 조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흰쌀 죽을 끓여먹었다. 남편은 밤 비행기를 타고 곧바로 출근을 했다 온 것이니 얼마나 피곤했겠는가. 나도 아파 죽겠지만 요알못이기도 하고, 피곤한 남편한테 부탁하느니 쉬엄쉬엄 내가 끓여서 한술 떴는데 아... 26시간 만에 뭔가를 먹으니 참 맛있긴 했다. 이제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자다가도 또 신호가 온다. 아.. 정말 화장실을 또 들락날락... 힘이 쫙쫙 빠지며 월요일 새벽 4시쯤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화요일 낮이 되도록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기력이 쪼금 생기자마자 노트북을 켰다.



이번 주에는 중요한 일정도 많은데 이렇게 몸이 안 받쳐주면 어쩌자는 건지.. 다시는 통돼지 바비큐를 못 먹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대뜸 남편은 "이제 다이빙 가지 말아야겠네" 라며 그 사람만의 걱정을 표현한다. 다이빙은 죄가 없고 뭔가를 잘못 먹었거나 한 것일 텐데 아직 100 로그도 채우지 못했는데 다이빙 금지령이라니...!! 설마 나는 한국에 놔두고 혼자 가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내가 가고 싶은 다이빙 성지가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금지령은 아니되오...



약을 꼬박꼬박 먹고, 흰쌀 죽만 먹고 있으니 차차 나아지겠지? 화장실 좀 그만 가고 싶다...ㅠㅠ 따뜻한 물과 흰쌀 죽을 먹고 있는데 혹시라도 설사에 묘책을 아시는 분은 댓글 좀 남겨주세요 ㅠㅠ 진짜 고상한 글만 쓰고 싶은데 오늘 글은 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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