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유행한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기억하는가? A와 B 상황을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 고민하는 프로였는데, 그 당시에는 인기가 대단했기에 우리는 마치 내가 그 상황에 놓인 거처럼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에 고민을 더하며 둘 중의 하나를 결정했다.
흔히들 할까? 말까? 고민되면 그냥 하라고 하고, 인생극장처럼 A나 B에서 선택하는 거라면 기존에 내가 했던 선택들과 가깝게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은 합리적인 결정이었을까?
<합리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4대 악당>
1. 편협한 악당
양자택일밖에 모르는 바보
'할까 말까?' '이걸 할까? 저걸 할까?' 오직 양자택일만 있지는 않다. 좁은 생각의 틀에 갇혀 같은 고민을 반복하느라 다른 대안을 모두 놓친다. 한 가지 방법만 조명하느라 다른 대안을 모두 놓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ex) 무조건 A 아니면 B를 선택해야 하는 이휘재의 인생극장도 범위 한정 성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예능은 예능일 뿐 다큐로 보지말자^^;;)
결과→ 다양한 선택 안을 놓칠 수 있다
2. 고집스러운 악당
이미 답정너
B보다 A에 마음이 끌리면 A를 뒷받침하는 정보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춘다. 이미 A로 정해놓고, 고민하는 시늉만 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편견이 많고, 냉철하지 못한 편이다.
확증편향에 갇혀서 무언가를 사실이라고 믿고 싶을 때 그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근거에만 집중한다.
ex) 나 이 옷 입으니까 뚱뚱해 보이지?
이번에 브런치에 올린 내 글 좀 별로지?
결과→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모은다
3. 감정적인 악당
갈등하다 세월 다감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자체에 스트레스를 느껴서 고민만 하다가 결정을 못하는 것이다.
A? B? C? D? E? F? 아, 모르겠다
대안이나 정보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단기 감정이 요동치면서 마음이 수시로 바뀐다.
→이때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결과→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4. 확신에 찬 악당
자기 과신, 착각의 늪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실제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더 좋은 안이 분명히 있는데도 자신을 믿어버리고 눈앞의 정보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오류를 범한다.
결과→미래의 전망에 대해 과도한 확신을 갖는다
성향분석을 해서 상담을 진행하는 「디퍼런스 상담」을 해보면, 결정을 내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지 되도록 빨리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이들은 우물쭈물하지는 않지만, 종종 실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앞에 제시한 악당들을 잘 피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결정을 쉽게 못 내리거나, 결정을 미루는 성향의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일 중심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중심적인 사람들로서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니 결정 내리는 것을 다소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 성향의 사람들은 좀 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가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무엇이든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다고 할 수 없다. 결정을 빨리 내리기는 하는데 그것에 실수와 오류가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결정을 잘 내리기는 하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면 이미 버스는 지나갔을 수도 있기에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되,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를 연습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택 장애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얼마나 결정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면 이런 서비스까지 생겼을까? 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인생이고, 자신의 일인데 누가 선택을 해준다는 말인가? 그 선택을 따랐을 때의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온전히 자신이 책임질 수 있을까?
『자신있게 결정하라』에서는 결정의 오류에 빠지는 사람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하지만, 나는 자신이 결정하지 않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작은 것부터 본인 스스로가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고, 대신 결정해주는 것은 당사자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인생은 어차피 결정의 연속이니까 말이다. (특히나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모님이 수강신청을 해준다거나, 회사원이 되었는데 부모님이 회사로 전화를 걸어서 따진다거나... 이런 일들은 없기를 바라며, 부모님들이 좀 더 독립된 주체로 자녀들을 양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랑으로 포장한 채 과잉보호가 너무도 많은 것을 상담을 통해 수없이 봐왔기 때문에 부모님 눈에는 조금 불완전해 보이더라도 믿고 맡기는 연습을 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하지 않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우리의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합리적이면서도 훌륭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WRAP 프로세스를 지키면 된다>
W:선택 안은 충분한가?
다른 대안이 존재한다는 힌트를 접하면,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다.
특정한 선택 안을 전혀 선택할 수가 없다고 상상하면, 심리적 스포트라이트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선택 안을 올려놓기만 해도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대안을 비교하면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을 찾으면 새로운 선택 안을 찾을 수 있다.
선호하는 대상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수집하는 확증편향에 빠지지 말고,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R: 검증의 과정을 거쳤나?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예측하고, 짐작하는가? 시험해보라!
무턱대고 시도하거나 미래를 낙관하지 말고, 발가락만 살짝 담가보아라.
정보 수집 방식을 철저히 점검하되 반확증 질문을 던지고 반대로 생각하기를 실천한다.
곤란한 질문을 던지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A:심리적 거리를 확보했나?
10-10-10 기법 (10분 후에 이 선택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낄까? 지금으로부터 10개월 후에는? 10년 후에는?) 10-10-10 기법은 감정을 가라앉히고, 10개월 후의 미래를 현재처럼 생생하게 상상하도록 이끈다. 거리감을 확보해야 가장 중요한 측면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단기 감정을 물리치고, 질문을 해라.
한 시간마다 알람이 울리게 해 놓고, 나는 지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며 '생산적 중단'을 함으로써 다시 A목록으로 돌아가라.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P:실패의 비용 준비는?
실패의 책임마저 준비하라
부정적 상황까지 포함하여 미래를 그려보아라
자동 행동 모드에 갇히지 않으려면, 최종 기한을 설정하는 인계철선을 만들어라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잘못된 결정 습관을 바꾸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만 바꿔도 우리는 여러 가지로 이득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편협한 사고에 갇혀 있기보다는 대단을 하나만 더 찾아보고, 가정에 대해 검증을 해보고, 우선사항을 정리해보자. 또한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겸허히 대비하여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보는 거다. 이것이 습관화된다면 우리는 자신감이 더욱더 생기고, 문제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 완벽한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제한된 삶을 좀 더 능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결정을 하지 못해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답을 묻는 사람들, 매번 두려움과 실패감에 휩싸인 채 자신감을 잃어버린 사람들, 조금은 성급한 결정으로 일을 그르친 적이 많은 사람들, 잦은 실수로 노력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이 온전히 습득된다면 분명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기에.
디퍼런스 전문가이자 청소년지도자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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