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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Mar 17. 2020

당신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자기발견_2 DAY



책을 읽고 딱 1 문장을 말할 수 없다면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핵심 문장으로 축약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인데, 오늘의 질문도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내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참 열정적인 삶


한 문장인데다가 짧기도 하구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참 열정적으로 살았던 것 같다. 무엇을 하든지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자 했고, 악바리 근성도 있었다. 40살에 디퍼런스 검사를 해보니 성향 자체도 그랬다. 목표지향적이고, 리더십이 있고, 경주마 같은 스타일이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의 인생은 어땠는가? 그렇게 부유하지 않은 평범한 시골 가정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 사람들에 비하면 가난한 삶이었던 것 같다. 그나마 나는 막내딸로서 조금 살림이 핀 후에 태어났지만 언니와 오빠는 어렸을 때 더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농사는 지금까지 재미로 짓고 계시고, 소와 돼지와 개는 기본에 누에도 키웠었고, 개울에 가서 빨래를 하고, 장작불을 떼고 살았으며, 산에서 칡을 캐다가 먹고, 개구리를 구워서 간식으로 먹었었다. 비료포대에 지푸라기를 넣어서 눈썰매를 타고, 대나무를 장작불에 휘게 만든 후 스키를 탔으며, 닳은 양말은 버리는것이 아니라  언니가 인형 옷으로 만들어주곤 했다.



7살 때부터 피아노 학원을 10년 정도 다녔다. 팍팍한 시골살이였지만 아빠는 피아노를 사주셨고, 나는 어떻게든 엄마 아빠에게 상장이나, 대회 우승 등으로 기쁨을 드리려고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작은 시내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서도 누가 1등이고, 누가 전교회장이고, 누가 애국가 지휘를 하고, 누가 애향 단장이고... 이런 것들로 어깨에 힘을 주고 살았던 기억이 많이 난다.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작은 동네였는데 서울 못지않게 치열했다. 욕심이 많은 엄마 덕분에 나는 초등학교 내내 일기를 써야 했고, 일기를 쓰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 왜 하기 싫은데도 계속해야 하는지? 좀 힘든데 피아노 학원도 쉬면 안 되는지? 그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끈기와 꾸준함이 훈련된 것은 그 시절이 아닌가 싶다.



흔히들 피아노 학원에서 10번 치고 사과 표시를 지워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몇 번은 나도 거짓말을 하기도 했겠지만 대부분은 치라고 하면 쳤던 것 같다. 커서 생각해보니 내가 그때 조금 더 의식적인 노력을 해서 횟수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농과 소나티네를 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아무튼 어렸을 때는 흥미가 떨어졌음에도 한번 시작한 것은 끝까지 해야 한다고 밀어붙이는 엄마 덕분에 (?) 뭐든지 쉽게 그만둘 수 없었던 기억이 많이 난다.



성향에 맞지 않는 학과를 선택해서 간 대학에서는 공부는 안 하고 밴드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똑같이 밴드 활동을 하면서도 장학금을 타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공연과 동아리가 뭐가 대수라고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해서 학점이 엉망이었다. 간신히 졸업을 하고, 병원에 취업을 했지만 적성과 좀처럼 맞지 않았다. 차라리 그다음 직업인 비서가 더 맞았지만 그 직업은 오래 할 수는 없는 일이라서 새로운 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회화학원을 1년 정도 다니면서 일본어에 푹 빠져 살다가 어느 날 동경으로 갔다. 그나마 직장 생활하면서 모아놓았던 돈으로 갔지만 높은 물가에 아르바이트를 안 할 수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 또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 차라리 그때 돈을 포기하고 제대로 공부를 했었어야 했는데 일하러 간 건지, 공부를 하러 간 건지 헷갈리게 살다가 1년 만에 다시 귀국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맡겨진 상황에서 나는 열정을 다 쏟아부었다. 한때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아야만 하는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을 한적도 물론 있었다. 꼭 그렇게 열심히 해야만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봐 두려운가?라는 생각들이 나를 힘들게 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결론은 그게 아니다. 나는 그 열정 덕분에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나름 안 해본 것 없이 다양한 것들을 해봤고, 대학교 때 놀아도 봤고, 의미 있는 일에 10년을 몰입해보기도 해 봤기에 나는 후회는 없다. 물론 아쉬운 면이 왜 없었겠는가? 조금 더 신중했었어야 하는 타이밍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열정이 있었기에 고난과 역경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고, 새로운 것에 관심을 쏟아서 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책과 전혀 친하지 않던 내가 지금은 책이 제일 재미있는 지경에 올라왔고, 블로그는 이벤트 할 때 스크랩 공유 하는 것밖에 몰랐던 사람이 브런치도 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목표가 없지 않다. 나는 항상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아서 탈일정도로 목표가 높았다.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모두가 패배자란 말인가? 유명해지지 못하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세상에는 너무나도 잘 나가는 사람도 많고, 대단한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들의 인생이고, 나는 나의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 더 이상 비교와 질투로 내 인생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나는 디퍼런스 상담으로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면서 의미를 찾고, 또한 청소년들과 사회복지에도 관심이 있으니 내가 가진 강점과 재능을 활용해 자원봉사도 꾸준히 할 계획이다. 물론 기회와 연결이 닿는다면 강사도 하고 싶고, 작가도 하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서 내 인생이 별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난 나니까!



여기에는 다 말하지 못하는 나만의 어려움도 당연히 많다. 그러나 어려움과 달리 기쁜 일도 많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거기에 감사할 뿐이다. 완벽한 인생은 없기에 안되고 있는 1%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이 있는 저쪽에 마음을 주는 것이다. 요즘은 HANDAL에 나의 열정이 쏟아지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연결도 확장해가고, 나의 지경도 확장해나가고 싶다. 예나 지금이나 열정적인 나의 삶을 나는 응원한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와 독서와 글쓰기와 상담, 그리고 또 새로운 어떤 영역에도 열정적으로 계속 고고씽하자!








자기발견 1DAY  

당신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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