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마케팅 불변의 법칙
아침에 헬스를 갔다 와서 후다닥 간식과 책 한 권을 챙긴다. 출근길에 읽을만한 당기는 책을 책꽂이에서 한 권 골라서 전철로 출근하는 1시간 동안 틈틈이 책을 읽는다. 물론 가끔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확인하고, 업무를 할 때도 있지만 되도록 책에 집중하려고 애쓴다. 새로운 책을 읽을 때면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하고 두근두근한 점이 좋고, 재독을 할 때면 이미 아는 내용 중에서 어떤 것이 새롭게 다가올 것인가가 흥미롭다.
예전에 읽었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읽으면서 내용보다 풉! 하고 느낀 점은 나의 습관이었다. 나는 기존에는 책에 전혀 아무 표시도 안 하고 깨끗하게 보는 편이었다. 인덱스 정도로만 표시해놓고, 내용은 노트에 따로 옮겨 적거나 했기에 이사 때마다 중고거래를 통해 몇백 권씩 정리하기도 했다. (낙서가 5페이지 되어 있는 책은 아예 매입해주지도 않기에 더더욱 표시를 안 했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중고거래보다 책의 내용이 나에게 남는 것이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책에 표시를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자를 대고 줄을 그었다. 당연히 흔들리는 전철에서는 줄을 못 긋는다 ㅋㅋ 가만히 책상에 앉아 자를 깨끗이 닦고, 번지지 않게 깔끔하게 줄을 그었던 책을 보고 있노라니 웃음이 난 것이다. 지금은 어느새 형광펜으로 막 긋고 있고, 가방에 형광펜이 없는 날은 볼펜으로도 막 긋는 지경이 되었다.
모든 것은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물론 그 처음이 단 1회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필통에 자가 없으면 곤란해하던 내가 지금은 흔들리는 전철에서도 막 줄을 긋고 표시를 하는 사람으로 바뀌어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자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멀어져 있었다.
그때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를 대고 줄을 그었는데, 지금은 다른 내용이 눈이 더 들어오기도 한다. 그때와 지금의 내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막연히 그냥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읽었던 예전과 지금은 업무적으로 꼭 필요해서 읽고, 이것을 적용해야 하는 시기이다 보니 흡수 속도가 다르다. 배운 것을 바로 적용해야 하거나, 누군가에게 브리핑을 해야 하거나, 또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야 하면 정신을 차리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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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처음 출판된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말하는 것은 무기는 계속 변할지라도 전략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케팅에서의 잘못된 통념과 오해를 걷어내는 것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트렌드도 알아야 하지만 그전에 먼저는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며, 목적과 기본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분야의 책을 보던지 먼저는 기둥을 굳게 세우고, 거기에 여러 가지를 덧붙여야 할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흡수하다 보면 중심을 받쳐야 할 기둥이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통일성 없이 섞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번에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일 수도 있기에 우리는 재독을 해야 한다. 집에 있는 수많은 책들이 또다시 자신들을 봐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을 것이다. 손을 뻗어보자.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