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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Apr 02. 2021

외향형이지만...

내면의 고독의 위대함을 맛볼테다

고독이 위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기뻐하십시오.
 
누구에게나 고독과 진부하고 값싼 유대감을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다.
 
고독의 성장은 소년의 성장만큼 고통스럽고 봄의 시작만큼 슬프지만, 그 때문에 방황하지 마십시오.

 위대한 내면의 고독. 

내면으로 들어가 몇 시간 동안 아무와도 만나지 않는 상태,
 
이런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



타인에게 변명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말고 내면에 사랑을 쏟는 일에만 집중하라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카푸스에게 말하고 있다. 물론 카푸스는 진지하게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었고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리 작가라는 직업은 고뇌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을 통할 때 좋은 작품이 나오니 하는 말이었겠지만 왠지 작가에게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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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 향해있었던 시선과 에너지를 나의 내면을 채우는데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 요즘의 생각이다. 쉴 틈 없이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직업이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러나 나의 내면에게는 그렇게 친절했던가? 내가 한달어스에서도 팀원들한테 누누이 이야기하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세요'를 나는 실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되는 이 아침이다. 



확실히 외향형이라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신나고 에너지를 받는다. 내가 어떤 영향력을 주고,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에 당연히 감사하고 기쁨을 느끼지만 요즘은 나를 더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걷거나 뛰고 필라테스를 하는 이유는 체력 단련을 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나와의 대화를 위해서이다. 



밖에서 걸으면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게 피해야 하고, 자전거도 조심해야 하지만 트레드밀에서 걸을 때는 장애물이 없기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내 다리는 알아서 움직이고 있고, 오늘을 계획하기도 하고 어제를 돌아보기도 한다. 필라테스를 할 때는 긴 호흡을 할 수 있어서 좋다. 평소에 그렇게 복식호흡과 친하지도 않거니와 들숨날숨이 짧은 편이라 의식적으로 필라테스를 할 때나 호흡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나의 한숨도 나가기를 바라고, 생각의 찌꺼기들도 분해되기를 바라면서말이다.



고독을 두려워한 적도 있었다. 늘 즐거울 수는 없을까? 그냥 신나게 살면 안 될까?라는 철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생에 고독이 없을 수는 없다. 누구나 다 홀로 왔다가 홀로 가는 것이 인생이기도 하고, 신 앞에 대면할 때는 친한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독대할 수밖에 없다. 



내면의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맞설 수 있기를 바라본다. 운동과 독서와 글쓰기가 이것들을 도울 것이며 값싼 유대감만을 쫓는 삶이 아니라 내면에 사랑을 쏟는 나로 점점 변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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