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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Apr 07. 2021

어머님~~~~!!

이사 와서 지금의 헬스장을 다닌 지 벌써 8개월 차에 접어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아는 사람이 1도 없다. 물론 얼굴이 낯익은 사람은 종종 있지만 개인적으로 말을 걸일도 별로 없거니와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다. 강습받을 때 쌤들과 종종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헬스를 할 때는 거의 묵언 수행 중인 사람과 같다.



1:6의 필라테스 수업을 받을 때면 자세 교정을 위해 호칭을 부르는 일이 종종 있다. 이름을 잘 못 외우는 강사님들은 일반적으로 "회원님~~"이라고 부다. 6명의 사람 중에서 회원이 아닌 경우는 없으니 모두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다 쌤을 쳐다보는 현상이 일어난다. 쌤들 중에서도 제일 마음에 드는 쌤은 신기하게도 그 많은 회원들의 이름을 거의 다 아신다. 간혹 처음 수업을 들어온 경우를 제외하곤 말이다.



나를 "윤정님"이라고 불러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고작 이름을 불러주는 게 왜 그렇게 좋냐고? 옆에 분에게는 "어머님~~~~~그 자세 아니고 이거예요!!!"라고 했기 때문이다. 뜨악!!! 나에게 혹시라도, 만약이라도, 실수로라도 "어머님" 이라고 부르셨다면 진짜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 진심으로.



100번 양보해서 초등학생이  "아줌마!"라고 부르면 나도 모르게 돌아보는 나이가 되긴 했지만 "어머님"은 아직까지도 수용이 안된다. 아직까지는 다행히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선생님들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조금 더 그 날이 더디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운동한다. 제발 나를 어머님이라고 부르지 말아 주시길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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