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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Sep 11. 2019

지워야 사는 여자

나도 안 지우고 싶단 말이야!!


직접적으로 잘 알지 못하지만, 느슨한 유대관계로 이루어진 32명의 사람들이 30일 동안 글쓰기에 도전합니다. 30일 글쓰기는 매일 아침 6시에 주어지는 주제로 써나감을 알려드립니다^^
 
 글쓰기 8 Day의 주제는 그 브랜드만 쓰는 이유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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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삐삐 음성 듣던 추억이 그립다


98학번인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쯤 핸드폰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삐삐"를 사용했고, 몇 명의 친구들만 핸드폰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직도 생각나는 나의 노란색 삐삐. 그당시 남자 친구가 옆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핸드폰이 없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삐삐와 공중전화가 있었지만, 핸드폰이 있는 남자 친구는 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바꿔달라고 해야만 했다. 정말 친구들에게 못할 짓을 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 꼭 핸드폰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IMF 직후였기에 집안 사정도 별로 좋지 않았고, 등록금만으로도 부담을 드리는데 "연애하게 핸드폰 사주세요"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오빠가 "그래도 하나 사~"하며 핸드폰을 사줬다.  


      

추억의 TTL과 애니콜


그 이후로 20여 년쯤 핸드폰을 사용했겠지만 난 한 번도 비싼 핸드폰을 사본적이 없다. 다들 간절히 원하는 좋은 핸드폰은 단말기 값이 너무 비싸므로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결혼을 하고 한 푼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생각으로 통신사를 합치고, 요금을 설계해나갔다. 그때부터 나는 SKT의 노예가 된 것이다. 오래 썼던 정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만족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다만 5명의 가족이 온 가족할인으로 기본료의 50% 할인을 받은 지 오래되었고, 초반에는 누군가 이탈자가 생기면 온 가족할인 혜택이 없어지므로 바꿔 타고 싶어도 바꿔 타지 못했지만, 이제는 누가 나가도 상관없을 정도의 년수가 충분히 쌓였음에도 그냥 기기변경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     


   

평소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지도 않고, SNS와 검색, 유튜브 정도만 사용하는데도 2년이 가까워지면 이상하게 핸드폰이 말썽이다. 어쩔 수 없이 거의 2년마다 무료 기기변경으로 갈아타고 있는데, 작년 말에도 갑자기 핸드폰 화면이 나왔다 안 나왔다 하는 현상이 발생을 했다. 혹여라도 화면이 아예 나가버리면 큰일 나므로 급하게 기기변경을 했는데, 기계값은 안 내고 기존의 50% 기본료 할인 혜택을 유지하려다 보니 16GB의 핸드폰을 선택하고야 말았다. 그때는 그 여파가 이렇게 클지 몰랐다. 카톡 정도만 하는데 뭐~이런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올해부터 인스타그램에서 #66챌린지가 시작되었고, 안 하던 페이스북도 하게 되었고, 각종 단체 톡방 등등 핸드폰에 과부하가 오기 시작했다. 매번 "핸드폰 용량이 부족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면 카톡과 텔레그램 단체방의 대화 내용과 사진등을 지우고, 문자를 지우고, 갤러리에 있는 것들은 N드라이브에 옮기고, 핸드폰 최적화를 하기 바쁘다. 지우지 않으면 용량이 감당이 안 되는 나의 16GB 핸드폰. 아직 없앨 수도 없는 시기이다. 물론 사용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으므로 더 버텨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용량이 큰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16GB의 비애. SD카드가 있어도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하다. 어쨌거나 매일 지워야 사는 여자인 나는 단체 카톡방을 주기적으로 비우고 있다.




디퍼런스 전문가이자 청소년지도자 김윤정

https://blog.naver.com/nager128

https://www.instagram.com/66challenge_kim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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