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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Sep 17. 2019

지워도 되죠?

지우고 싶단말이예요.

나는 완전한 결벽증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고, 그렇다고 해서 수더분하다고는 못하겠다.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머리카락이 보인다던지,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불. 편. 함을 느끼는 타입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얘기를 한다. 혹시라도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다시 귀가하지 못한 채 이 세상을 떠난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내 물건과 살림살이를 정리해야 할 텐데, 그때 창피하지 않도록 정갈하게 하고 외출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얘기에 감명을 받기도 했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가 느끼는 느낌 또한 정리되어있는 것이 훨씬 좋기 때문에 5시 30분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정리한다. 운동을 갔다가 아침을 간단히 먹고 빨리 외출을 준비해야 할 때에도 되도록 초스피드로 정리를 하는 편이다. 무선청소기를 휘리릭 돌리거나, 부직포 밀대를 후다닥 민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수전에 지문과 비눗물 자국과 물 얼룩이 그렇게 싫다.

한참 집에서 살림에 재미를 붙였을 때는 다 쓴 치약을 오려서 치약 물로 수전과 세면대를 싹 닦고, 물기 제거뿐만 아니라 수전에 광이 나게 닦았다. 분리수거를 위해서 어차피 씻어야하는데 알뜰하게 치약을 사용할 수 있고, 치약의 효과로 반짝반짝해지, 상쾌한 향기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므로 다 쓴 치약을 절대 그냥 버리지 말고, 가위로 오려서 활용하시기를 추천드린다. 사실 유난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씻으면서 1분만 바지런을 떨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고, 내가 세면대를 이용할 때의 상쾌한 기분을 생각하면 기꺼이 몇 번의 손놀림을 할애한다.



수압이 세거나, 험하게 씻으면 거울과 변기 뚜껑에도 물이 다 튀기 마련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압을 적당히 줄여둔다. 그럼 수돗물도 아낄 수 있고, 거울에 튀는 것도 사전방지할 수 있다. 샤워를 다 한 후에 거울에 물방울이 튀었다면 그 즉시 닦을 수 있도록 욕실장에 극세사 행주를 비치해두었다. 20초면 싹~ 없어지므로 그때그때 닦는 게 좋다.



이게 끝이 아니다. 아파트에 옵션으로 있는 김치냉장고에는 손잡이가 따로 없다. 게다가 하이그로시 스타일이라서 지문이 많이 남는다. 씽크대도 같은 재질에 손잡이가 없는 구조라서 햇빛에 지문자국이 보이면 극세사 행주로 닦는다. (지문제거용 행주가 따로 있음)



전 글 지워야 사는 여자에 이어서 나는 지우기를 포기할 수 없다. (요즘은 바빠서 예전보다는 청소에 할애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깨끗해야 내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다. 그러니 앞으로도 쭉~ 지우지 않을까 싶다. 손목이 버텨주는 한 말이다.



누누이 강조하는 것이지만 누가 맞고 틀리고는 없다. 어떤 것을 더 편안하게 느끼느냐는 각자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판단하고 비판하기보다는 '아~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이해해주는 우리가 되기를 바래본다^^






디퍼런스 전문가이자 청소년지도자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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