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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바 Jul 26. 2019

공장에서 찍어내는 면접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한국에 처음 매장을 오픈하면서 대략 100여 명의 매니저를 채용하게 되었다면접을 보았던 이사님은 한국인들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어려워 이력서에 그림(지원자 초상화) 그리기 시작했는데 수많은 면접이 끝나고 후보자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시간이 되면 지원자의 헤어스타일화장옷차림 등으로 구분을 해냈다.


재미있었던 점은 지원자들의 헤어스타일과 화장법이 너무나 비슷했다는 것이다이사님도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인들은  똑같은 옷을 입고 면접을 보냐며 나에게 되물었다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정장 차림이 요즘 유행이냐길래 그건 아니라우리는 그렇게 입는 것이 예의라고 배웠다고 대답했는데 사실 누가 그렇게 가르친 것도 아닌데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이사님은 면접 평가지에 challenge (도전), positive (긍정적인), harmony (조화로운)등의 단어를 써놓고 지원자들이  단어를 면접  얼마나 자주 쓰느냐까지 체크했다면접이 끝난  한국인들은 모두 어디서 배운 것처럼 같은 대답을 하는지를 신기해했는데 사실  단어들을 쓰지 않은 지원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타인과 조금 다른 것이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하고 남들이 YES 할 때  혼자 NO 하는 것이 아직은 쉽지 않다그러다 보니 주입식 교육을 통해 수능을 치고 대학을 가서 학점을 채우고 졸업을 했다이제 취업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면접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모르니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람이 이렇게 해서 합격했다고 하니 나도 그렇게 하면   같기에 비슷한 화장을 하고 정장을 입는다외워 놓은 문장을 연습하고 나를 포장해 면접을 보기까지 진정으로 ‘ 생각하는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지원자들의 면접이 아직은 취업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이것은 ‘다름 인정해야 하는 기업의 ‘포용력 아직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이다예전에 비해 훨씬 개성 있어진 지원자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기업의 높은 분들은 포용력을 키우지 못했다.
파란색 로고를 사용하는  회사는 한 달간의 신입사원 교육을 통해 같은 파란색의 피를 가진 신입사원을 만들어 낸다는 유머가 있다기업의 입장에서는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모아 그룹을 만들었을 때 단기간의 성과를 내기가 쉽다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인 부서는 초기 잡음이 심하고 삐걱대기 일수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의 경우는 안정적으로 성과가 유지될 뿐  이상의 성장이 어려워지고 어느 순간 후자의 그룹이 스피드를 내며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른 사람이 많을수록 다른 의견들을 통해 처음에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스터가 되는 힘을 받는다우리가 다양성과 포용을 강조하는 이유고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Diversity & inclusion 대한 이야기가 써져 있는 이유이다.
 
사실 내가 쓰는 글이 보편적인 채용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원자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다름 인정하는 회사에서 일할  있기를 바란다나의 개성을 이해해 주는 곳에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서로 존중하는 것을 배우면  마음이 한 뼘  넓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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