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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바 Aug 19. 2019

나보다 행복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

피라미드 중간계급의 치열함

 
선교사들이 조선에 찾아와 모든 인간은 신앞에 평등하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반발했던 계층은 양반이 아니라 평민층이었다고 한다. 자신들이 양반과 동등하다는 권리를 주장함에 앞서 천민들이 어찌 자신과 같은 대접을 받을  있냐며 분개했던 것이다. 설국열차에서도 아마 기차 앞칸에 탔던 사람들은 끝 칸의 사람들이 자신을 위협하리라는 걱정을 크게 안 했을 것이다. 중간 칸의 사람들이 격렬히 막아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피라미드의 위에 올라가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느꼈을 경우 자신의 아래 계층의 사람들을 더욱  밑으로 내려보내 자신의 계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이  쉽다고 느낀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사회적인 지위가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되었을 때  추한 얼굴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데 평소에는 전혀 느끼지 못하기에  이중성이  놀랍다.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것 역시 복리후생을 담당하는 인사팀의 업무이다) 업체를 선정하고 인허가를 받고 이제 운영정책을 결정할 때가 왔다. 정규직, 계약직에 상관없이 같은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회사이기에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혜택은 모든 직원이 동등하게 받을  있기에 계약형태에 따른 우선순위는 없다고 알렸다. 그런데 일주일에 5 ( 40시간) 근무하는 직원이 일주일에 3 출근하는 직원 ( 20시간) 자신이  같은 대우를 받느냐고 되물었다. 자신은 회사에  많이 기여하고 있으니  20시간 근무하는 직원보다 우선권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본인이 주3회 근무하는 직원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으리라.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해준 순서대로 복리후생들 다르게 주는 것을 원하신다면 매니저의 아이들부터 먼저 입학시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질문을 했던 직원은 입을 다물고 나를 흘겨보았다. 자신이 남들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이다. 어린이집은 입학경쟁이 치열하기에 어떻게든 우선순위를 만드는 것이 학부모들에게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문제가 예민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의 입장에서는 ‘애도 안 길러본’ 미혼인 인사 담당자가 날을 세우고 덤벼드니 내가  얄미웠으리라.
 
오래전 트위터에서 시작이 되어 각종 SNS 휩쓸었던 ‘인삼밭의 고구마만화가 생각이 난다.  고구마보다 비싸고 사회적 위치가 높은 인삼은 고구마가 자신도 인삼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난다. 고구마의 행복을 깨버리고 싶다는 생각, 고구마가 자신과 같은 인삼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느낀다.
비교를 하는 순간  불행은 시작된다.  비교의 시작이 나보다 못났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와 동등해 지거나 나보다 높은 대우를 받는 것에 따른 질투일 경우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 회사 안에서는 대표를 제외하고 우리는 모두  고구마다. 그저 중간계층들의 치열함 싸움일 뿐.
 
*참고 링크

인삼밭의 고구마 (특정 블로그를 연결할  없어 검색 화면을 띄웁니다. 여기저기 많이 있으니 골라서 보세요) 사실 이 만화 의 주제는 자신을 사랑하는 고구마의 자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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