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없다-윤동주
내일은 없다
-어린 마음에 물은-
내일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동무여!
내일은 없나니
…………
― 『윤동주 전집』, 권영민 엮음, 문학사상(2017.05.12)
내일이 없는 이유
새벽이 물어온 이름
다시 오늘이라 부르네
시간은 흐르는 강이랬지
허나, 그 강은 바로 나*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돌아오는 질문의 원
그래서 내일은 앞에 있지 않고
지금이라는 얼굴로 되돌아온다
그러므로 내일은 없다
우리가 가진 것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지금뿐
내일은 어제이고
오늘은 한 번뿐인 영원의 반복
내일은 없다
되풀이되는 오늘이라는 기적만 있을 뿐
* Jorge Luis Borges, 〈Nueva refutación del tiempo(시간에 대한 새로운 반박)〉, 『Otras inquisiciones』(1952) 중에서, “El tiempo es un río que me arrebata, pero yo soy el río(시간은 나를 휩쓸어가는 강이지만, 나는 곧 그 강이다.)”
* Jorge Luis Borges, 〈El tiempo circular(원형의 시간)〉, 『Historia de la eternidad』(1935) 중에서, “El tiempo, según Nietzsche, no es una línea recta, sino un círculo que vuelve.(니체에 따르면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되돌아오는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