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폭력

by 나하나

나란 나의 대한 패턴을 만들어 왔다.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패턴대로 행동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서 그 패턴이 견고해졌다.


학창 시절 나에게 시험은 인생의 전부였다.

아파서 갑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자존감이 낮아진 내가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스테로이드 과다복용, 그래서 금지된 체육 활동으로 체력은 바닥이었다. 조금만 피곤해도 코피가 나고 피곤함을 참을 수 없었다. 주어진 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이 놀 때 먹을 때 씻을 때 등등 시간을 아껴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쪼기 시작했다. 수시로 비난하고 채찍질했다. 공부할 양이 다 안되면 스스로에게 말했다. 밥 먹을 자격이 없어.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러고 있다. 공부를 한 시간 두 시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보면 불안하다. 그래서 나를 자책하고 비난한다. 채찍질을 한다. ‘그것밖에 못하니!’ ‘절제력이 없어. 이렇게 할 거면 하질 말아야지.’ ‘모자란 사람 같으니라고.’ ‘그렇게 놀면 넌 망할 거야.’ 등등 나를 할퀴고 나면 잔뜩 날카로워지고 신경질적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나를 자학해서 다른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기 힘들게 한다. 다만, 시험을 볼 때뿐만이 아닐 것이다. 내가 목표하는 어떤 것을 이루려고 할 때 나는 종종 이러한 모습을 띤다.

내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이라는 것을 가하고 있음을 문득 깨달았다. 폭력의 주체와 대상이 같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가 한 행동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한 것이 아니니까 폭력이 아니라고 면죄부를 얻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알고 있었다. 나의 이런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는 것을. 그러므로 나는 지속적으로 정서적 폭력을 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어떠한 패턴을 만든 것이라는 이유가 나의 폭력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음을 절실히 느낀다.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나를 향한 스스로의 폭력도 나에게 폭력을 가함으로써 만들어내는 정서적 폭력들도 멈춰야 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새롭게 태어나서 당신에게 가고 싶다.

투쟁하고 있으니 기다려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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