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로 그리는 마당
콜드브루cold brew 만들기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핸드드립 커피보다 맛있는 건 콜드브루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더치커피’로 알려져 있는데, 차갑다는 뜻의 콜드Cold와 우려낸다는 뜻의 브루Brew의 합성어인 콜드브루는, 원두 가루를 상온이나 차가운 물에 오랜 시간 우리는 방식이다. 그래서 ‘워터드립Water Drip’이라고도 불린다. 콜드브루는 24시간 이상 찬물에 우려내는 침출식 추출 방법과 1초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 우려내 ‘커피의 눈물’이라고도 하는 점적식이 있다. 점적식은 세팅 후 첫 방울이 나오기까지 거의 한 시간이 걸리므로, 다 우려내기까지 10시간 이상 걸린다. 점적식은 집에 도구가 없으니 오늘은 특별한 도구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콜드브루를 만들어보기로 한다.
생두를 꺼내고 버너와 웍, 큰 접시, 부채, 나무주걱을 챙겨 마당으로 나간다. 원두를 볶을 땐 티가 많이 날리고 커피 향기가 진하게 나기 때문에 당연히 마당에서 해야 한다. 로스팅할 수 있는 도구도 없이 커피를 볶을 수 있는 건 마당이 있어서다. 10분 정도 센 불에서 빠르게 볶은 후 볶은 커피콩을 큰 접시에 넓게 펴서 빠르게 식혀야 한다. 냉동고에 넣어 식힐 때도 있지만, 오늘은 부채질을 하여 식히기로 한다. 좀 더 빨리 식히려면 접시를 새 접시로 바꿔가며 부채질을 하면 된다. 다 식은 원두를 믹서기에 넣고 평소와 달리 좀 거칠게 갈아 다시팩에 커피 가루 50g을 넣는다. 이것을 유리병에 넣고 원두 다섯 배의 생수를 부어 냉장고에 둔다.
기다리는 시간 또한 커피를 만드는 과정이다. 24시간을 기다린 후 마셔보니 좀 약하다 싶어 24시간을 더 두어 48시간 후 맛을 보니 됐다 싶었다. 이때 찬물을 넣는 이유는 향미는 높이고 지방산의 양은 줄여주기 때문이지만, 빨리 마시고 싶다면 온수를 쓰기도 한다. 숙성이 끝나면 커피를 거르는데, 추출액을 보관 용기에 따른 후 다시팩을 짜서 커피를 모아 용기에 따른다. 이때 너무 세게 짜면 쓴맛이 많이 나오므로 약하게 짜야 한다.
50g으로 약 600cc의 콜드브루를 만들 수 있다. 콜드브루는 쓴맛이 덜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뒷맛이 깔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콜드브루는 원액이므로 여기에 물이나 얼음을 넣어 마셔야 한다. 우유를 넣어 카페라테로 마셔도 좋다. 콜드브루는 냉장 보관하여 약 2주까지 마실 수 있다.
베토벤이 커피콩 60알을 세어 커피를 내려 마셨다는 일화가 있다. 비싸서 더 귀하게 여겼을 한 잔의 모닝커피, 의식처럼 직접 곰팡이가 피거나 썩은 결점두를 골라내고 신선한 커피콩 60알을 세고 또 세었다는 베토벤을 상상한다. 궁금해서 세어보니 60알은 딱 커피 한 잔이 나오는 양이다. 이 60알은 8~10g 정도이니, 핸드드립 커피와 콜드브루는 마실 수 있는 양이 거의 비슷하게 추출되지 않을까.
커피를 좋아하지만 많이 마시거나 오후에 마시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야 하므로 오전 중에 딱 한 잔만 마신다. 가장 편안한 시간을 아껴 커피 마시는 시간을 마련한다. 조각 치즈나 초콜릿, 음악이 있다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