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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Mar 23. 2016

완고한 수수께끼의 나라 영국이 사랑한 음악

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영국이라고 하면 완고한 성격과 귀족문화의 전통이 떠오른다.

언제나 격식에 맞는 옷과 예절을 동원한 영국인들의 모습에서 자유분방함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초기 미국에 대한 영국인들의 동경은 그러한 배경에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영국에는 완고함의 반대편에 있는 특이한 이력의 천재들이 존재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말할 것도 없이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다. 19세기 영국 평론가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이 남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처럼, 본래 뜻이 어떻든 간에, 셰익스피어는 영국인들의 정신적 유산이다. 


셰익스피어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설에서부터 사실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 셰익스피어라는 가명으로 작품을 썼다는 아주 솔깃한 가설까지, 영국에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과 역사적 사건들이 많은 것 같다. 버지니아 펠로스Virginia Fellows '셰익스피어는 없다'를 보면 왠지 이 가설을 믿고 싶어 지기까지 한다.

Edward Elgar

셰익스피어의 나라 영국에는 God Save the Queen이라는 정식 국가 이외에 또 하나의 국가가 있다. 영국 사람들이 부르는 제2의 국가는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의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Op. 39 제1번의 두 번째 주제에 가사를 붙인 곡이다. 


Land of Hope and Glory(희망과 영광의 땅)라는 제목이 붙은 이 노래는 1901년에 작곡된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이, 1902년 에드워드 7세의 제안으로 가사를 붙이고 그의 대관식에 사용되면서 국가처럼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풍당당 행진곡은 각각 작곡 시기가 다른 5곡의 행진곡으로 구성되어있다.)


엘가는 정식 음악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의 아버지는 오르간 연주자이자 피아노 조율을 하는 악기상이었다. 음악적인 직업을 가진 그는 아들이 음악가가 되는 것에 반대했다. 거의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한 에드워드 엘가는 정식 교육을 받은 무수한 작곡가들의 이름 위에 자신을 올려놓았다.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독특한 이력의 주인공인 셈이다.


Farewell the neighing steed and the shrill trump,

The spirit-stirring drum, th'ear-piercing fife,

The royal banner, and all quality,

Pride, pomp, and circumstance of glorious war! 

울부짖는 군마여, 드높은 나팔소리여,

가슴을 뛰게 하는 북소리여, 귀를 뚫을듯한 피리 소리여, 

저 장엄한 군기여, 명예로운 전쟁의 자랑도, 찬란함도, 장관도 다 끝장이다!


셰익스피어의 오델로Othello 3막에 나오는 대사다. '거창한 의식 군대 행진곡'으로 직역할 수 있는 '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 위풍당당 행진곡이라는 제목은 여기서 인용한 것이다. 


직업과 정치성향, 인종까지도 초월하는 위풍당당 행진곡의 감격은 관객 모두가 한 목소리로 부르는 아래 영상을 보면 공감할 수 있다. 특별히 영국이라는 나라에 나쁜 기억만 없다면 감동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Vvgl_2JRIUs

Elgar - Pomp and Circumstance March No. 1 / Land of Hope and Glory (Last Night of the Prom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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