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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Oct 02. 2017

내 안의 오류를 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남의 관점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며 사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과 '다른 사실'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사람은 거의 드물지 않을까 싶다.

올리버 색스Oliver Sacks(1933~2015)는 그런 관점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병이란 결코 상실이나 과잉만이 아니다. 
병에 걸린 생명체, 다시 말해서 개인은 항상 반발하고 다시 일어서고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고 주체성을 지키려고 한다.
혹은 잃어버린 주체성을 되찾으려고 하고 아주 기묘한 수단을 동원하면서까지 반드시 반응한다.

내 주변엔 언제나 비슷한 종류의 인간들이 산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환경과 다른 인간을 보게되면 사람들은 먼저 판단한다.

그게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인 것 같다.

'나와 다르니까 문제가 있다'고 출발하는 것이다.

물론 크게 틀린 생각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

인정하긴 쉽지 않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것이다.


남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 전에 자기가 아는 부분이 나오면 바로 판단해 버리는 게 대다수의 인간들이다.

예를 들자고 꺼낸 소재에 대해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며 가부를 가려보자는 사람도 있다.

대개 이런 종류의 인간은 이렇게 얘기해도 자신을 얘기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 사람에겐 자신이 아는 지식이 중요할 뿐,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더구나 그 바깥에 존재하는 이야기는 관심도 없다.



올리버 색스는 성공한 의사다.

남들과 달라서 그게 삶의 문제가 되는 사람들을 의사의 관점에서 보다가

그게 단순히 뇌와 정신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다.

누군가에게 있는 작은 결점이 결국엔 다른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올리버 색스는 자신의 환자들 가운데서 인간의 본질을 본다.

뇌의 회로 몇 개가 다른 모양으로 배선되었다고 해서 무슨 전염병을 퍼트리는 건 아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처럼 한 발 물러서지 않고 다가서서 이야기를 나눠본다.

그리고 알게된다. 내 안에 있는 심각한 오류를.


뭐, 이런 의도로 책을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겐 이런 효과가 있었다.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볼 것인가, 그게 왜 중요한가.

책 속에 들어있는 활자만을 읽지 않는다면 그 답에 조금 가까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적으로, 창조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담아 지금 이 시기 이 세계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글로 쓰는 것이다.

-말기암 진단을 받고 연인 빌 헤이스에게 한 말, <인섬니악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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