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gar Cello Concerto Op.85, 1st mvmt
가끔, 이런 영상을 보면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우선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천재적인 연주자들과 보통사람의 차이점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태도와 일반인들의 태도에 대한 차이점이다.
요요마Yo-Yo Ma, 馬友友는 195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중국-대만계 첼리스트다.
그래미상을 14번이나 수상한 이 천재적인 연주자는 여섯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에서 공부했다. 4세에 첼로를 배우기 시작하고 6세에 데뷔했으니까 2년 만에 그 작고 어린 손으로 기초를 완전하게 마스터했다는 얘기가 된다.
위의 영상을 보면 그의 표정에서 뭔가를 발견할 수 있다. 그건,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천재 첼리스트 장한나에게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어릴 때 신동으로 불릴 만큼 일찍부터 대가의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고, 또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 명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성장한 케이스라는 점이다.
요요마의 표정에서 내가 본 건 밑도 끝도 알 수 없는 순수함이었다. 보통의 '남성'들이 갖고 있는 서열에 대한 자존심 같은 건 티끌만큼도 발견할 수 없는 순수함, 오직 음악과, 그 음악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과 연결된 일체감, 그리고 그 음악을 공유하는 청중과의 소통 등이 전부다.
세상에서 이기려면, 그래서 남들보다 더 잘 살려면, 우리는 보통 어릴 때부터 자신을 감추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특히 나약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밝은 감정을 감추고 무표정한 얼굴로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그렇게 해야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강하면 강할수록 존중받는다는 걸 배우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사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방법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아주 적은 편이고, 그 희소성 때문에 더욱 존경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요요마나 장한나는 어떻게 이리도 심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살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살았음에도 세계정상에 설 수 있었을까?
그들에겐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압박감 같은 건 없었을까? 다른 사람과 경쟁하면서 좌절하거나 시기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그들이 천재인 건 그렇게 살았기 때문은 아닐까? 보통 사람들이 사는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아마도, 누구나 어릴 때부터 그런 방법으로 살아간다면 행복과 성취를 누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는 그 결과가 두려워서 차마 그렇게 살지 못하는 건 아닐까?
요요마의 연주를 들으면서 그 넘치는 음악과 나 사이에 있는 커다란 간극을 보게 된다.
음악에 의해, 음악만으로 세상을 정복한 이런 천재들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건, 어쩌면 세상에 대한,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때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