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라이데 Adelaide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이 25살에 만든 곡, 아델라이데Adelaide, Op46.
항상 인류를 생각할 것 같은 그 진지함.
그런 베토벤에게서 사랑의 멜로디를 듣는 건 좀 어색하기도 하다. 사랑마저도 너무 진지한듯하기 때문이다.
그의 사랑은 슈베르트와 다르고 슈만과는 더욱 다르다.
물론 가사는 마티손Friedrich von Mattisson의 시였지만, 그 시를 선택한 것도 역시 진지한 그의 성격이 한몫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정장을 입고 격식을 갖춰 존경이 섞인 말투로 사랑을 고백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그 진지함 속에서 한없는 순수함이 보인다면 너무 자의적인 해석일까?
베토벤은 이 곡 아델라이데에서 정직하고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다. 물론 진지함은 기본이다.
그대의 친구가 홀로 봄의 들판을 거닐고 있습니다.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마법의 빛에 둘러싸여.
빛은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관통하여 전율합니다.
아델라이데!
(중략)
언젠가, 오 경이로움이! 꽃 필 겁니다, 나의 무덤에,
내 심장이 타고 난 재에서, 꽃 한 송이가 선명하게 번쩍일 겁니다.
모든 보라색 잎들 위에서.
아델라이데!
순수하지만 역시 진지함만은 어쩔 수 없다.
그 순수한 진지함이 사랑의 순수함을 정복하고 만다.
결국, 낭만은 약화되고 이성은 강해진다.
이렇게 되면 이성 간의 사랑은 갈 길을 잃고 헤맨다.
이때, 낭만의 대표주자 리스트Franz Liszt가 나타난다.
리스트는 아델라이데에서 진지함을 꾹 눌러주며 낭만의 옷을 입히고 낭만의 향기를 잔뜩 뿌려준다. 가사는 생략되고 리스트식 낭만 감성이 꽃을 피운다.
성악가들이 부르는 원곡보다 훨씬 로맨틱해진 리스트의 아델라이데가 봄에는 조금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사랑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