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까래 사이사이 흙이 갈라지고 일부는 떨어져 있었다. 1. 탈거된 틈을 폼으로 충전하고 핸디코트로 마감을 하거나 2. 단열재를 넣고 큰 대들보만 노출시킨 뒤 중천장으로 마감을 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결단이 서지 않는다. 고민 끝에 두 가지 방법이 아닌 옛날 방법 그대로 고치기로 했다. 단열도 걱정되고 시간도 무진장 걸릴 것 같지만 남는 게 시간이요, 추우면 옷 하나 더 껴입기로 한다.
개인적인 가치관에 의해 이런 비효율적이고 고집불통스러운 결정을 했다. 집을 고치기 시작하며 마음으로 다짐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최대한 자연물을 이용하기’였고 또 다른 하나는 ‘최대한 집에서 나온 것들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집에서 나온 문짝, 집에서 나온 목재, 집에서 나온 돌, 집에서 나온 흙을 재활용하려고 한다. 생각보다 옛집을 구성하는 재료가 단순해서 재활용하기 좋다. 첫 번째 재활용으로 집에서 나온 흙을 사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