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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하는 팀장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잔소리라고 느끼지 않을 코칭의 특징

리더의 고민

부서장으로서 코칭을 한다고 했는데, 부서원은 코칭이 아니라 잔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잔소리라고 느끼지 않을 코칭의 특징을 세가지 정도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왜 나는 ‘잔소리하고 있는걸까?


안녕하세요 부서장님, 부서장님의 고민을 듣고 저는 노래가 하나 떠올랐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게는 뻔한 잔소리, 그만하자 그만하자-” 무슨 노래인지 아시나요? 아이유가 부른 ‘잔소리’ 입니다. 아이유가 하는 말도 ‘잔소리’인데, 회사에서 우리가 ‘코칭’ 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웃게 됐습니다.

먼저, 잔소리가 아닌 코칭이 되기 위해 오늘 꼭 기억하셔야 할 3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릴께요.


1. 주도권과 통제력을 팀원이 가질 수 있도록 설명이 아니라 ‘질문’ 해주세요.
2. 수요 없는 공급은 No, 정기적인 1:1 시간을 통해 깊고 몰입하는 대화를 나눠주세요.
3. 잔소리 하는 상황을 최소화 하는 일하는 방식 사전 합의!


설명이 아니라 ‘질문’으로 일의 주도권과 통제력을 팀원에게 주세요.


저는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로 일하며,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만 해도 열을 알아듣고 척척 다 알아서 일을 잘 해나가는 조직이 있는 한편, 제가 챙길 것이 많은 협업 파트너들도 있는데요. 한번은, 4일간 몇천명이 보는 온라인 세미나를 E사와 기획 하는데, 일의 진척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고, 상세 페이지도 생각했던 것과 다르고, 마케팅 방식도 기대와 달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되겠나, 1부터 100까지 제가 다 챙겨야 하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해야 하지 싶더라고요. 그런데 이 마음을 잠깐 삼켰습니다. 애초에 제가 이상한 팀과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면, 신뢰하는 팀과 일을 함께 도모하기로 했다면 ‘이들도 다 생각이 있겠지, 그 생각을 먼저 들어보자’ 싶었어요. 한편, 앞서 ‘제 예상과 달리’ 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제가 무엇을 예상했는지, 그것을 얼마나 상대방에게 투명하게 공유했는지 점검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질문을 드렸어요. 예를 들어 상세 페이지와 관련해서는, “상세 페이지에서 담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와 처음의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그 내용이 고객 관점에서 잘 반영되었는지 확인해본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요?” 질문하고,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000명 모객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언제부터 어떤 수단으로 마케팅이 진행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현재 상태는 이 질문의 답에 비춰 보자면 어느 정도 진척도라고 생각하세요?” 질문하고,


“이 일에서 가장 얻고 싶은 경험은 어떤 것인가요? 그 경험을 하려면,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조정해보면 그게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나요?”


이런 질문들을 통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로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지점들과 팀원분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더 잘 셋팅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의 중심 축이 어디에 있는가?


잔소리와 코칭의 차이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정답을 이미 정해놓고 말하고 있는 태도일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내 생각을 자꾸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알아 들었는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앞선 사례에서, 저 역시 기대값과 정답을 정해놓고 있었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는 하지 않은 채 제 기준에 맞지 않을 때 답답함을 느끼며 한마디라도 더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인데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제일 힘든건 리더가 됩니다. 결국 내가 다 해야 하고, 우리팀은 나를 넘어설 수 없게 되니 결과적으로 나도 성장하지 못하게 되고요.


잔소리와 코칭의 가장 큰 차이는 ‘생각의 중심 축을 어디에 놓는가’ 인 것 같아요. 잔소리는 중심이 ‘나'이고, 그래서 내 마음에 안드는 것들을 ‘지적’ 하게 되는 것이고, 질문을 통한 코칭의 중심은 ‘상대방' 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


한편, 우리는 똑똑한 친구들을 채용했을테니까요. 우리 조직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잘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을테니 그 마음을 한번 생각해주시고, 팀원들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질문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에 답하며 팀원들도 본인의 생각을 한번 정리하게 될꺼에요. 부서장님의 정해진 답에 맞추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주도권과 통제력을 본인이 가지고 있어야 더 동기부여 되서 성과도 더 잘낼 수 있을테고요. 질문은 내 생각을 끌어 올리고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 측면에서, 같은 말도 아래의 예시처럼 바꿔주시면 좋습니다.


잔소리 vs 코칭 표현 차이 예시 모음


•실수가 있었을 때


“왜 그렇게 했나요?”

“그건 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VS

“그때 그렇게 판단한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비슷한 상황이 또 온다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요?”


•업무 진행이 느릴 때


“왜 이렇게 느리죠?”

“좀 더 빨리 좀 해보세요.”

VS

“요즘 이 일 하면서 제일 막히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일정에 부담이 있다면 어떻게 조정하면 좋을까요?”


•집중이 안 되어 보일 때


“정신 좀 차려요.”

“요즘 왜 이렇게 멍해 보이나요?”

VS

“요즘 조금 지쳐 보이는데, 컨디션 괜찮나요?”

“요즘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 무엇인가요?”


•결과가 기대보다 부족할 때


“이게 최선이에요?”

“좀 더 신경 썼어야죠.”

VS

“이 결과에 대해 본인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다음엔 어떤 걸 보완하면 좋을까요?”


•태도가 아쉬울 때


“좀 더 책임감 있게 하세요.”

“이런 자세로 어떻게 일할 거에요?”

VS

“이 일에 본인이 기대하는 역할은 어떤 모습인가요?”

“너다운 방식으로 책임감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카리스마 있는 존재가 되고 싶으면,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타인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카리스마 있다고 느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사람의 뇌는 초콜렛을 먹을 때와 동일하게 활성화된다고 해요.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질문을 통해 팀원들은 본인 생각을 담아 일하고, 그들이 더 좋아하고 신뢰하는 리더가 되는 것, 꽤 괜찮은 일 아닐까요?



수요없는 공급은 No, 정기적인 1:1을 통해 몰입하는 대화를 해보세요!


우리 팀원이 일을 좀 잘했으면,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애정과 관심을 담아 하는 말도 아무때나 반복해서 이야기 하면 잔소리가 됩니다. 정기적인 1:1 시간을 셋팅하고 심리적인 안전감이 확보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해요. 즉흥적인 지적보다, 준비된 대화가 훨씬 더 신뢰를 줍니다.


1:1은 한달에 한번, 30분~60분 정도를 진행하시면 가장 좋습니다. 제가 조직 내외부에서 1:1을 진행할 때 어떻게 하는지 공유드리면 도움이 많이 되실텐데 그 내용을 다 담으려니 오늘의 레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요, 다음달에 상반기를 마감하며 효과적인 1:1 어떻게 하면 좋을지 소상히 말씀드릴게요. 그 전까지, 잔소리 할 것 같다 싶다면 잠깐 멈추고 먼저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코칭형 리더가 되기 위한 체크리스트
1. 내가 말하려는 이유가 진짜 ‘상대’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내 답답함 때문인가?
2. 이 말을 질문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3. 이 타이밍은 감정적 충동인가, 정기적 대화인가?
4. 우리는 이 일의 목표와 역할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합의했는가?
5. 내가 말하고 있는 방식이 상대의 주도권과 통제감을 살려주고 있는가?



잔소리 하게 되는 상황 자체를 최소화 해볼까요?

여기까지 쓰다보니 부서장님께 고백드리고 싶은게 생겼습니다. 저는 사실 잔소리를 싫어합니다. 듣는 것도 싫어하고 하는 것도 싫어해요.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누가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하면 청개구리 같이 더 안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할 때 일하는 방식에 대한 합의, 우리의 그라운드 룰 셋팅을 가장 먼저 합니다. 잔소리 하게 되는 상황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1. 커뮤니케이션 주기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좋은가?
2. 일이 잘 안될 때 어떤 식으로 공유할 것인가?
3. 일의 목표는 무엇인가?
4. 각자 하는 일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가?
5.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이라 어떤 쓸모가 있고 기여할 수 있는 바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을 중심으로 함께 일하는 분들과 사전 논의를 충분히 거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일의 결과로 이야기 합니다. 결과가 예상보다 좋았다면, 반대로 나빴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어떤 일 자산을 쌓았는지,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한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각자 일하며 느낀 서로의 장단점을 기록하고 피드백 하는 시간을 꼭 갖습니다. 서로를 동등한 어른으로 대하며 일하는 방식을 충분히 협의하고 결과에 대해 회고하는 프로세스를 하나의 사이클로 만들어 놓으면, 잔소리 할 일이 없어집니다. 우리는 일의 결과로 말하는 프로여야 하고, 누구든 자신이 맡은 일은 잘하고 싶어하니까요.

일하는 과정에서 리더가 할일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른으로서 존중'하고, ‘프로'로 성장시키는 일 아닐까요?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어도 자신의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질문을 해주시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잔소리는 말을 ‘멈추게’ 하고, 코칭은 말을 ‘이어지게’ 한다는 것, 질문을 통해 일의 주도권과 통제력을 부여하는 것이 모두의 성장을 위해 가장 좋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오늘도 화이팅 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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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