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폴인인사이트] 세 회사의 스카웃 제안… 현명한 결정을

100명의 커리어 고민을 들으며 느낀 점

지식 플랫폼 폴인을 통해 일대일 커리어 상담을 한 분이 100명이 넘었습니다.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스타트업을 할 것 없이 다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의 경력을 가진 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오늘은 100명의 커리어 고민을 들으며 느낀 점을 나누려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질문을 하나 드립니다. 여러분, 연애 다들 해보셨죠. 연애가 잘 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저는, 자신과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상대방에게 끌려다니게 마련이죠. 반대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모르는 연애는 싸움만 남죠. 연애를 잘하려면 자신과 상대방 사이의 교집합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직도 연애와 비슷합니다


커리어에서의 성장도 연애와 닮았습니다. 내가 정확히 무엇을 원하고 잘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첫번째라면, 상대방(회사)는 어떤 상태이며, 시장의 트렌드와 이슈는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커리어 성장의 대표적인 방법인 이직을 잘하는 데 특히 중요한 점입니다.

15년 넘게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6개월전 IT 회사로 이직한 A는 그 이직 결정을 후회하며 저를 찾아온 경우였는데요. 사실 저는 A가 보내온 이력서를 보자마자 이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A가 옮긴 회사가 외부로는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실상은 3년째 해마다 적자폭이 크게 커지고 있던 회사였기 때문인데요.


최고 관리자급(C Level)로 합류하게 된 A는, 겉으로 보인 이 회사의 화려함에 연봉 조건이나 위치 등을 살피느라 ‘상대방의 상태’, 즉 회사의 ‘숫자’나 조직 문화, 대표와 본인의 합(Fit)은 솔직히 잘 고려해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A가 합류한 회사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적자 탓에 곧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조직 분위기도 좋지 않고, 부족한 예산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의 제약도 큰 상태였어요. 상대방(회사)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분석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언론 속 이미지,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의 리뷰 등만 보시면 안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하게 보셔야 하는 항목 중에는 그 회사의 ‘대표’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이라면 이 부분은 더 중요한데요. 실제로 전문투자자인 펀드매니저나 벤처캐피탈(VC)은, 투자 결정을 할 때 회사ㆍ산업의 성장성과 더불어 ‘대표’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봅니다.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왜 그 비즈니스를 하는가 등에 따라 그 회사에 모이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조직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터뷰 기사는 물론 각종 SNS를 다 훑어보고 어떤 ‘결’을 가진 분인지 파악해보려 하는데요, 여러분도 한번 활용해보시면 어떨까요. ‘누구와 함께 일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는, 우리가 커리어를 지속하기 위해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이직 꿈꾸는 회사, 얼마나 알고 계시는가요


최근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시작한 7년차 B는, 3곳의 회사에서 오퍼를 받은 상태에서 어떤 회사로 이직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민하며 저를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2곳은 대기업이었고, 1곳은 유니콘 스타트업이었어요. 사실 저는 B가 보내온 메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B가 작성한 각 회사의 이익률, 직원 수, 핵심 가치, 경쟁 관계, 현재 트렌드와 이슈가 무엇일 것이라 생각하는지 분석한 회사 성장 보고서(Company growth reports), 회사의 비전과 본인이 하게 될 직무의 비전과 장단점, 함께 일하게 될 팀의 인원과 독립성, 인터뷰에서 느낀 각 회사의 분위기와 회사에서 B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했는지 등이 담긴 자료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B를 만나 뵙기 전까지, 상대방에 대해 이렇게 세밀하게 분석한 분을 한 번도 뵙지 못했습니다. 개발자도 아닌 B가 3개 회사에서 오퍼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상대방(회사)의 상태는 어떠하며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What firms want)’를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B에게 지금까지의 연차와 미래의 커리어 방향성을 생각할 때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B의 성향인 주도성과 능동성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회사가 어디인지, 혁신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인지를 의사 결정의 주요 요소로 삼아보면 어떨까 조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한번 분석해보고, 유니콘 스타트업의 경우는 이 회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에도 메일을 보내 투자 포인트를 물었습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결정인 만큼, 전문 투자자의 시각과 판단을 적극적으로 물어본 것이죠.

우리는 운이 좋은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저도 그래요. 그렇지만, 운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누군가가 어떤 ‘과정’을 지나왔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 채, ‘결과’만 보고 ‘운이 좋다, 혹은 나쁘다’고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요.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를 포함해 주변의 상태는 어떠한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행하는 ‘과정’과, 그를 통해 쌓아가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지금 혹시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아니고 적당히 해낼 수 있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무엇인가가 쌓이고 있지 않다면, ‘오늘’ 나에게 필요한 ‘과정’은 무엇일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그 과정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언젠가 ‘좋은 운’이 되어 돌아오게 될 테니까요.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원문

100명의 커리어 고민을 들으며 느낀 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