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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뜻밖의 계절

나in나 詩 3

by 나in나




겨울이 지나가다 눈물을 흘렸다

매서운 찬바람 얼어붙은 양볼 위로
흐르는 눈물이 그럼에도 따뜻했다





겨울이 지나가는 그 순간

봄은 먼저 와 있었다


길고도 짧았던 그 겨울이 지나가기 전
늘 먼저 와 기다리던 봄은 온 데 간 데 없어
목까지 차오르는 울음만 싸늘해진 얼굴을 어루만졌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봄을 마음 한 켠에 긴 채
물끄러미 바라보며
뜻밖의 눈물만 흘려야 했다


내내 봄을 꿈꾸며 포근했던 마음은

따뜻한 눈물만 흘리게 했다





겨울이 지나가는 그 길에
봄이 먼저 와 기다리던 그 길에


지나가지 못하는 겨울과
오지 않은 봄 사이


어떤 뜻밖의 계절만 아우성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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