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남긴 이야기
아빠는 나에게 침묵하는 법과 누구든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고, 유머 감각을 가지고 유쾌하게 살아야 함을 알려 주었다.
엄마는 나에게 자신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함을 알려 주었고, 한다고 마음먹었으면 해내야 하는 실행력을 보여 주었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알게 해 주었다.
언니는 나에게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대신 내가 많은 사람을 좋아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동생은 나에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아직 나는 철부지였음을 알게 해 주었다.
하여
나는 오래도록 침묵했다. 고독과 유쾌함을 즐겼다. 누구보다 나를 지키기 위해 살았다.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위했고, 내가 살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마음의 문을 적당히 열어 두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되 스스로에게는 엄격했다.
지금의 호기심과 실행력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를 조금 더 젊은 내가 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그럼 나는? 지금과는 다른 나였으려나.
지금의 나는?
건강과 능력, 사랑과 행복.
내가 바라는 나로 만족하며 살고 있는가.
지금의 나는 나로서 충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