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 2일의 기록,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매주 유튜브를 올려야 하니까 혼자 녹음부터 영상까지 A to Z를 해야 하는 시간이 곧장 닥쳤다. 믹스, 마스터 등에 관련된 단어나 모든 것들에 대해 말 그대로 '개념'이 없어서 모니터 앞에서 한참 얼어붙어 있었다. 슬기롭게 해결해야지.
어쩌면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은 별로 어렵게 생각 안 했을 수도 있으려나. 개인적으로 원리나 배경 지식 없이 방법만 외워서는 그걸 잘 실행할 수 없는 편이다. 배경을 알고 하나 모르고 하나 똑같은 행위를 하면 결과가 똑같을 수도 있지만, 나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냥 좀 외워'가 잘 안 되는 부류라서 이대로는 뭘 할 수가 없다. 시간이 많을 때는 괜찮은데 급할 때는 마음이 바빠질 수 있다. 힝.
게다가 모든 일이 그렇듯, 음악 역시 지식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감각도 필요한 일이다. 즉 기술적인 이해도 필요하지만 말 그대로 '잘 들어야' 해서, 듣는 감각이 열리고 익숙해지는데 필요한 시간이 있다. 그러다 보니 녹음도 녹음이지만 고작 인스트와 보컬을 믹스하고 마스터하는데 며칠이 걸렸다. 이게 적당한 밸러스인가, 목소리만 너무 크지 않나. 정말 헷갈린다.
그나마 예전에 원더월에서 등대사운드님 강의를 하나도 모르면서도 흥미로워서 한 번 봐 두길 천만다행이었다. 그땐 이해를 못 했지만 두 번째 보니 조금이라도 이해가 돼서 발판 삼아 시도라도 할 수 있었다. 안 그랬으면 진짜 노래방 수준이었을 것 같아 소름이 오소소소. 가난한 음악인의 배움에 인터넷과 원더월은 최고. 휴.
아르바이트 정리하면서 생긴 시간에 미디 공부하겠다는 다짐 했었는데 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당분간은 유튜브랑 기타 레슨만 해도 벅찰 것 같다. 오매. 몇 번의 영상을 만들어야 일련의 과정이 익숙해지고 듣는 귀가 열릴지 걱정이다.
그래도 21세기에 태어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당장이 급한데 어디 엔지니어님 찾아가서 도제 생활이라도 해야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귀찮고 어려운 영어에도 익숙해져 보고, MOOC도 좀 찾아볼까. 도망칠 시간이 없어요.
처음으로 직접 마스터한 커버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