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의 기록, <다시 만난 세계>
유명해지고 싶어서 노래하고 싶은 건 아니다. 물론 '안'이 아니라 '못'일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을 점쳐 보기도 전에 이미 그런 것들을 못 견뎌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근데 음악은 너무 좋다. 아예 유명해지고 싶은 거였으면 돌파구가 좀 더 다양하련만, 오히려 두려워서 사리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유명세와 성장이 비례되는 지점이 있는 직종이라 생각이 많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딱 '니치 브랜드'인 것 같다.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하고 소수일지라도 확실한 팬덤이 있는 브랜드. 브랜드로 치면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 긍정적이고 좋은 점만 보여야 하는 연예인들과는 달리(아마 요즘은 인간적인 모습을 좋아하는 팬들이 아주 많으니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솔직한 이야기를 브런치에 올리기도 하고, 누군가의 공감을 바라게 되기도 한다.
어쨌든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색깔이 필요한 것이 확실한데, 이러한 표현의 수단인 브런치나 그 외 SNS에서도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바로 보컬로서의 개성일 것이다. 혹은 뮤지션으로서의 개성일 것이고.
전공생이 아니라 동료가 없고, 얼마 전에 시작했으니 지인도 없어서 혼자 작업하고 의견을 나눌 이 없이 커버를 녹음한다. 그래서 매번 아주 긴 시간 동안 녹음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원곡 가수의 톤을 따라 한다. 그러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누구의 음색이랑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따라 해 볼까-하며 흉내 내거나 요즘 내보고 싶은 느낌의 발성으로 녹음을 해본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가장 편안한 발성으로 녹음하게 된다. 결국에는 듣기에도 그게 편해 마지막 버전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는데 이게 내 개성인지는 잘 모르겠는 느낌.
더 제대로 더 잘 배우고 싶다.
고민을 나누고 싶기도 하다.
이 과정이 지나면 내가 어떤 색깔을 갖게 되려나. 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갈까. 희망적이기도 불안하기도 한 요즘.
위의 순서를 거쳐 녹음하고 마스터한 다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