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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지 Feb 19. 2024

아직 엄마라고 하기엔 어색해

나는 아기를 낳은지 85일 된 산모.




이글을 쓰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하나의 새로운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군.







오늘은 문득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캐캐묵은 노트북의 충전기를 연결했다. 업데이트만 없으면 다행인 나의 노트북, 다행히 전원도 잘들어오고 아직 살아있구나 하며 뿌듯하다. 한동한 아기를 돌보며 지내서인지 이렇게 노트북을 열기만해도 타임워프로 몇달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내 시간을, 내정신을, 매순간 오감을 아기에게 집중하니 나를 위해 노트북을 오픈하는것 조차 이렇게 어색할수가 없네? 이또한 새로운 느낌이라 나쁘진 않다.


1. 아기를 낳았다 

브런치를 열어보니 마지막 글은 33주에 하혈하여 병원에 입원한 이야기구나... 그러부터 40주하고 3일 나는 예약된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두시간 뒤 응급재왕으로 아기를 낳았다. 하.하.하. 자연분만이 꿈이였던 사람인데 결국 나의몸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말았다. 칼을 대다니, 태어나서 수술한번 제대로 해본적없던 나의 몸은 덜덜 떨렸다. 아기를 낳는 과정은 아주 심플하다. 1. 링겔을 맞는다 2. 수술실에 들어간다. 3. 마취당한다. 4. 눈뜨면 병실이다. 까지가 아기를 낳는 과정인데 심플하지만 고통은 이 다음부터인걸? 껄껄껄 눈을 뜨니 산소호흡기를 끼고있고 남편이 손을 잡고 바라보고 있었다. 곧이여 내가 눈뜬걸 확인하고 아기를 보여주는데 왠걸 왜이렇게 찐만두같은지 웃기면서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 눈에 눈물이 줄줄, 나도 모르게 나오는 눈물이라 뭐라 설명할 길은 없지만 말그대로 감동이다. (넌 감동이였어) 나는 이렇게 하루아침에 아기를 낳았다.


아.. 애기가 깨어났네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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