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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지 Feb 20. 2024

인턴엄마

나는 아기를 낳은지 86일 된 산모


아직 수습기간이라고 생각되는 86일째 3개월차 인턴엄마이다.

이과정을 지나가야 정식엄마가 될 수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모든 엄마들은 어떻게 이러한 날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나갔을까. 시간이 답인것 일까?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감사하다. 감동이다.







아기를 낳고 조리원에 가서 제일 많이들은 말은 1. 쉬세요 2. 양말신으세요 였다. 자연분만이든 재왕이든 조리원에 가면 거의 비슷한 몸상태가 되는데 다들 꽁꽁싸매고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아니,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벌벌 나는데도 다들 수면양발에 목폴라에 후리스까지 껴입었다. 왜그러지...? 다들 산후풍때문이라는데 알지만 모르는척 나는 그냥 주어진 옷만 훌렁훌렁 입고 방안에선 거의 속옷만 입고 살았다. 하루지나니 목덜미로 땀띠가 올라오더라 이렇게 살아야하나 이겨울에 나혼자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나만 때고 모두 수면양발을 신더라, 나도 신어야하나 했지만 너무 답답해서 신을수가 없었다. 양말신으세요 소리를 지겹게 들었지만 나도 지긋지긋하게 흘려들었다. 그리고 조리원 경험자들은 모두 내게 쉬라고했다. 아무것도 하지말고 쉬어라! 이건 지나고보니 이말이 맞았다 싶다. 하지만 이게 모성애라는걸까? 자궁문은 그렇게 미동이 없더니 가슴에서 뚝뚝 뭔가가 차갑게 간지럽게 흘러내린다. 모유다. 애기를 낳고 이틀째 되던날 흐르던 나의 초유는 그냥 흘러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당장 달려가서 아기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 뿐이였다. 내가 자연분만으로 유산균샤워는 못해줘도 초유로 영양분은 줄수있다 기다려라 아가야!

그렇게 나는 3시간 텀으로 수유를하느라 쉬지 못했다. 그렇다고 나의 사랑스럽고 작은 아기에게 일주일밖에 안나온다는 초유를 못주는건 너무 슬픈일이였다. 따르릉 수유콜이오면 네!! 하고 당장에 아기수레를 끌어 밤이고 낮이고 수유를 했다. 그래도 그건 천국이였다. 왜 천국이냐고? 조리원은 밥도주고 청소도 해주고 건강관리도 해준다. 집에 와 봐라 이건 모두 나의 일. 아니, 남편 아기까지 모두 나의 몫이였다. 이렇게 엄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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