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내며

가을을 보내는 어설픈 자세

by 생각하는냥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사내의 정수리에는 낙엽이 하나 꽂혀 있었다. 아마도 사내는 알지 못하는 듯 했고 하필이면 낙엽은 머리에 뒤섞여 마치 핀을 꽂은 듯 정수리에 곶혀 있었다.

쌩하고 지나가는 빠른 속도에도 떨어지지 않는 걸 보니 제대로 꽂혔나보다.


처자가 머리에 꽃꽂고 빙그레 웃으면서 동네를 돌아다니면 딱인데 하필이면 사내다. 늦가을 바람도 찬데 자전거 바람때문에 더 춥다.


그리고 늦가을을 알리는 또 다른 신호가 뭐 하나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머리에 구멍이 난 건지, 아니면 이 몸도 늦가을에 접어 들었다는 신호인지 기억도 가물가물 생각도 가물가물 거린다. 떨어진 낙엽이 바사삭 거리듯 몸 어딘가에서도 바사삭거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하필이면 벌써 그렇다.


보이는 것들도 이제 눈에서 멀어지려 하나보다. 어느날 갑자기 늘 보던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면 어쩌나라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기우겠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니까. 나이를 먹는다는 건 불안함을 먹고 사는 게 아니기를 빈다.


아직 한살이라도 더 멀쩡한 눈을 가지고 있을 때

소중한 사람들을 보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들을 보고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아무런 연도 없는 사람들을 보는 것에

고마움을 느껴본다.


나랑 차 한잔 할래?

그냥 보고 싶어서.


#가을을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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