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득템

소소한 득템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by 생각하는냥

평소 직업상 컴퓨터 키보드를 자주 만지작거리다보니 민감한 손가락 탓에 키보드를 자주 바꾸는 편입니다.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모델에 따라서 키압이나 키감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게다가 키보드는 소모품이라서 몇년 혹은 몇달안에 바꾸기 마련입니다.


그러던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마침 마나님이 차를 끌고 사무실 주차장에 방문했는데, 지하 주차장 한켠에 폐품처리함에서 멀쩡한 키보드 대여섯개를 발견했다는 겁니다.


따라가보니 떼묻은 중고긴 하지만 멀쩡한 대략 1만원대 키보드 여러개가 버려져 있는 겁니다. 득템! 아마도 폐업을 했거나 사무실 이전을 하는 업체가 버리고 간 것 같았습니다.


키보드 몇개를 가져오자 마나님 왈,


"자, 이제 맘대로 부셔"


-_-

전산작업 하다 화가 나면 힘껏 키보드를 두들기던 제 모습을 자주 보아왔던 마나님이십니다. 마나님의 배려가 아주 빛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여보.

저...

오전에 3만원짜리 키보드 질렀지 말입니다.

택배 아저씨의 따뜻한 손길을 타고

뜨끈뜨끈한 택배노선을 타고

저와의 만남을 설레여하고 있을 겁니다.

저 또한 설레입니다.


아, 이 녀석 오면 마나님께는

절대 들키지 말아야합니다.


사랑합니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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