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인 발언권에 의한 급조한 짜깁기 다짐
안녕하세요. xxx팀의 팀장 아무개입니다. 2018년 무술년 올해 한해의 저희 팀은 "꽉 채운 하나를 만들자" 입니다. 편의점에 가면 1+1 상품, 2+1 상품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플러스 상품을 사는데요, 판매가에서 1원도 할인하지 않는 물건을 사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요구에 충실한 제품이니까 할인을 하지 않아도 사는 거 아닐까요? 그래서 올해 저희 팀은 다른 팀의 요구에 응하는 속이 꽉 찬 하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
시무식에서 발언권이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바람에 금새 짜집기로 떼운 다짐입니다. 원래 시무식이라 함은 사장님을 위한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지도 않는데 팀장들에게 권한을 강제적으로 주어주시다니 덕분에 새해 첫날부터 가슴을 콩닥콩닥 하게 해주셔서 고맙지 말입니다.
채우긴 뭘 채워.
집 나간 멘탈이나 가출하지 않게 해주소서. 부디 올해는 사장님께서 직원들의 멘탈이나 탈탈 터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비나이다. 비나이다.
한해가 시작할 때면 뭔가 다짐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그 다짐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되돌아보곤 하죠. 그나마 그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대부분은 연초에 무슨 다짐을 했는지조차 기억도 못할테니까요.
새해 첫날,
택시 안에서 한 사내는 "연휴동안 잘 쉬셨어요?" 라는 택시운전사님의 상투적인 인사말에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인생이 어떻다느니, 1년동안 덥고 춥고 날씨만 바뀔 뿐, 매일 매일이 챗바퀴처럼 똑같이 돌아가며 마치 동물농장에서 사육당하는 소나 돼지가 아닐까 싶다는 얘기로 시작해서는
"그래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동시에 겪은 세대가 아니어서 다행이지 않느냐"
, "그래도 일제시대와 6.25를 치룬 세대가 아니어서 다행이지 않느냐"는
다소 긍정(?)적인 이야기로 아저씨의 혼을 쏙 빼놓고 내렸더랍니다.
참 다행입니다. 아침부터 택시비 주구 입을 털어서.
참 불행입니다. 그분은 아침부터 저를 만나셔서.
참 다행입니다. 또 글을 쓸 수 있어서.
한해 한살 더 먹었다고 어깨가 더 무거워지지는 않습니다. 어제도 무거웠는데 오늘이라고 가벼울리 있겠나이까. 어제도 버텼는데 오늘이라고 못 버티겠나이까. 당신은 한살을 더 먹은 게 아니라 하루를 더 사는 것 뿐입니다. 어제도 견뎌냈던 그저 그런 하루일 뿐입니다.
아, 어제는 쉬는 날이었군요. -_-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