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법칙

늘상 바쁠 때 그리고 담당자의 부재 때 기다렸다는 듯 터진다.

by 생각하는냥

휴가 갈 때면 업무 인수 인계자를 기록합니다. 제가 휴가를 가게 된다면 인수 인계자가 한 사람뿐입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휴가를 아직 가지 않았고 인수 인계자인 그의 휴가는 이번 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물주와의 씨름은 시작되었습니다.


예외였던 적이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그래 왔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죠. 바쁠 때 꼭 일이 터지고 담당자의 부재 때 기다렸다는 듯 일이 터집니다. 한두 번 그랬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자주 이러는 건 심술쟁이 조물주님 말고는 범인이 없네요. 잡았다 요놈.


인수 인계자의 공식 휴가는 월요일부터 였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미 금요일 오후 6시 이후부터였습니다. 그 말인 즉 그 시간부터는 그의 업무가 저의 업무가 되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10시 30분, 전화 한 통이 울려왔습니다. 그 시간에 전화가 올 데라곤 마침 외출 중이었던 아내밖에 없었는데 어인 남자 목소리가 들려오니 순간 1초 깜짝 놀랐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라고 해야 하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직장 동료였습니다.


문제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헐. 그럼 그렇지." 여태껏 그 시간엔 이상 있었던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때였습니다. 어떻게 담당자가 휴가를 가자마자 일이 벌어집니까. 아무리 짜 맞추어 보아도 조물주님 당신 밖에는 없네요, 미우면 그냥 떡 하나 더 주시면 되지 조물주님 당신은 한국 사람은 아니신가 봅니다. 혹시 제가 성서에 나오는 예언자 요나였나요? 아직도 이곳은 고래 뱃 속인가요?


굳이 월요일에 걸쳐 화요일까지 연속으로 뒷수습할 일거리를 끊임없이 주시는 걸 보면 조물주님도 대단하십니다. 이러지 마시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을 테니 내일부터는 편안한 하루 보내게 부탁드립니다.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내일도 저에게 어찌어찌하신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습니다. 뭐 할 거냐고요? 아무것도 안 할 겁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재미없어하실 테니까요.


내일

두고 보겠습니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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