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면 안 될까
퇴근길의 지하철 정류장 앞 자그마한 버스정류장, 지나가던 자동차 한 대가 서더니 창문을 내려졌다.
버스정류장의 한 처자에게 운전자가 손짓을 하며 어서 타라고 하자 처자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앞자리는 나이 드신 부부였고 뒷자리에는 다 큰 젊은 사내 하나가 있었다. 아마도 처자는 그 사내의 옆자리에 앉아 가야 되는 게 부담스러웠나?
"그냥 버스 타고 갈게요."
옆에서 지켜보던 속마음이 속삭였다.
'내가 타면 안 될까?'
마침 그때 운전자와 마주쳤다. 운전자의 눈빛이 말하기를
'응. 넌 안돼.'
차는 그렇게 무정하게 떠나버렸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에 8년씩이나 살았으면서도 동네에 아는 지인 하나 없다는 게 참 지독하게 외롭게 가족끼리만 살아온 듯하다. 이웃과 교류 없이 살아도 불편한 게 없으니 그리 살았겠지. 시골에서 살 땐 시골 사람들끼리 하는 얘기가 서울에서는 옆집끼리도 얼굴을 모르고 산다 하던데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
교회라도 나가볼까?
생각해보니 그건 아니다. 버스를 타더라도 지인은 일단 멀리 사는 게 편한 듯싶다.
나를 터치하는 이는
오로지 마나님 하나로도 넘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