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다 그렇지 뭐

다트가 인생이다

by 생각하는냥

송년 회식이라고 하기엔 아리송한 회식이었다. 대체로 송년 회식이라 하면 늘 12월 말에 했던 습관 탓에 18일의 회식은 조금 이른 감이 있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1차를 마치고 호프집으로 향했다.


호프 집 중앙에는 다트가 있었다. 대표님이 보시더니 갑자기 게임을 주관하셨다. 각각 3번을 던져서 1등과 꼴등에게 10만 원과 5만 원의 상금을 거셨던 것이다. 욕심이 앞섰고 휙휙휙 던져보았는데 상금은 내 것이 아니었나 보다. 어찌나 고득점을 멀리 피해 가는 것인지. 그렇다고 저득점도 아니고 어중간한 점수가 나오고 말았다.


1회전이 끝나자 대표님이 다시 2라운드를 주관하셨다. 한 번 던져봤으니 할만하다 생각했고 다시 휙휙휙 던졌다. 또다시 어중간한 점수가 나왔고 역시나 1등도 아니고 꼴등도 아닌 어중간한 점수에 상금은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나도 상금이가 먹고 싶다고요.


그대로 게임이 끝날 줄 알았는데 다시 3라운드를 주관하셨다. 이번에는 남다르게 1등이 20만 원, 꼴등이 10만 원, 그리고 '30점'이라는 점수를 하면 3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아, 난 이것을 위해 여태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구나. 뭔가 풀리는 것 같은 기대에 부풀어 다트 화살 3개를 받았다. 뭔가 손가락에 쫀득쫀득하게 붙는 것이 뭔가 한 방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3번 던져서 30점을 하면 되는 거였다. 지금까지의 어정쩡한 점수는 이것을 위한 연습이었던 게다. 과녁을 바라보니 희한하게 정 중앙이 내 것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봐, 정신 차려. 정 중앙을 맞추면 50점이라고. 나의 목표는 3번 던져 30점이야.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정 중앙이 아닌 다른 곳을 응시하였다. 하나, 둘, 셋. 손을 떠난 화살이 과녁에 꽂히자 점수가 번쩍 하고 들어왔다. '57'?. 응? 응? 응? 19점 라인의 그 좁디좁은 트리플 지역을 맞춘 것이었다. 꽤 높은 점수긴 했는데 1번 던지자마자 30점을 넘기고 말았으니 이미 30만 원 상금은 로켓을 달고 저 세상으로 날아가버린 것이다.


그래, 이렇게 된 거 20만 원 상금인 고득점을 노리면 되지 뭐. 이제 1등이 되고자 휙휙 던지니 뭐 이따위가 다 있어. 1번째 57이라는 고득점을 했는데 2, 3번째는 10 미만이 나와 버려 1등도 멀어지고 꼴등도 멀어졌다. 또 어중간한 점수로 끝나버린 것이다. 인생 참 어중간하네 진짜.


휴 (땅 꺼지는 소리가 심장을 때린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상금 받은 이들에게 빌붙기로. 어중간한 인생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매우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다 그렇지 뭐.

별 게 있겠나.


그래도 말이다.

별 게 있으면 어디가 덧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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