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좀 자자

불면의 시간

by 생각하는냥

대부분이 잠들어 있을 시간에

두 눈을 뜨고 시간을 감상한다.


시간차 나는 어느 나라의 다수는 한참 밤문화를 즐기고 있겠고

시간차 나는 어느 나라의 다수는 한낮의 노동에 취해 있을 시간에

그리고 내가 사는 이곳의 대부분은 잠들어 있을 시간에

두 눈을 뜨고 시간을 감상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커피를 마셨던 탓일까

아니면 잠이 쏟아질 타이밍을 보내버렸기 때문일까.


아까 아까는 잠이 쏟아졌었다.

드러누웠는데 이 닦는다고 일어나 움직이다 잠이 달아났다.


아까도 잠이 쏟아졌었다.

심지어는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두 눈은 너무도 말똥말똥하다.

불을 끄고 암막 커튼으로 빛까지 차단했는데

드러눕자니 무언가 심심하다.


이러길 바랬던 것은 아니었는데

오로지 억지 잠을 자려고 드러누운 건

출근을 위해서일 뿐이다.

자고 싶지가 않다.


원래 잠을 이렇게 싫어하지 않는 아저씨인데.

원래 잠을 참 많이 사랑하는 아저씨인데.


아내의 숨소리가

강아지의 숨소리가 부럽기만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저 자느라 그들에게 나의 숨소리를 맘껏 들려줬던 것 같은데.

그들의 숨소리만 빼면 너무도 조용해서 무섭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잠 잘 자려고 어제저녁 먹을 때 필히 상추 꼭지를 아삭아삭 잘도 씹어 먹었건만 누가 거짓말했냐. 상추 먹음 잠 잘 온다고 거짓말 한 사람 나와라. 확 마 옥수수를 털어버릴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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