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겨울은 이대로 봄으로 가나.
강원도 산간 지역에는 늦게나마 눈이 제법 내렸다는데 대한민국 수도 서울엔 아직까지 제대로 된 눈 한 번 오지 않고 이대로 1월마저 접었다. 그리고 벌써 2월이다. 심지어 한강은 단 한 차례도 얼지 않았다 한다. 피부로 느껴지는 건 당장에라도 봄이 올 것만 같다.
회사 여직원 말에 의하면 3일 새벽 2시경에 눈이 많이 내렸었다 한다. 어쩐지 출근하던 도로 가장자리에 별사탕만 한 염화칼슘들이 돌아다닌다 했다. 그러면 뭐하나. 정작 눈이 쌓이지도 않았는데. 뽀드득 소리도 못 들어보고 이 겨울 보내는건가?
그런데 말이다. 문득 궁금했다. 여직원은 그 새벽에 뭐하느라 눈을 맞았을까. 어떤 이벤트를 기대하며 물었다. 뭐하며 눈을 맞았냐며.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너무도 건전했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혹시나 코로나는 아닌가 싶은 마음에 그 새벽에 응급실을 향했단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고 독감이라 링거 맞고 집에 오셨다 한다. 효녈세. 시컴한 마음으로 물어본 난 참 나쁜 놈이고.
신종 코로나 때문에 다들 놀라고 또 놀라는 하루를 보낸다. 치사율은 메르스나 사스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지만 잠복기가 무려 14일이나 된다고 하니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어르신이 있는 가정은 다들 민감하다 못해 공포를 안고 산다.
이 와중에 지역적인 이기주의도 보았고, 정치적인 압박수단으로 악의적으로 용을 쓰는 것도 보았으며, 확진자에 대한 무분별한 언론의 공격도 보았다.
이 와중에 미국은 미국 독감으로 8,200명이나 죽었단다. 치료약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료보험 때문에 말이다. 간단히 말해 돈 때문에 말이다.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는 참 살기 좋은 나라였다. 미국보다도 훨.
이 겨울 밋밋하게 지나가나 싶었는데 입춘인 4일 오후에 눈 소식이 있단다. 어쩌면 그도 잠깐 눈발 날리다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소원이니 뽀드득 소리 좀 듣게 해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