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MSG가 더없이 필요한 날
눈을 뜨니 머리가 무겁다.
꿈속에서 무언가에 쫓겨 머리가 뒤죽박죽 복잡해졌는데
깨고 보니 꿈속 이야기가 단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머리는 왜 무거울까.
일어나 보니 잠자리도 꼬여 있었다.
그래.
어제 잠자리는 내가 먼저 들었다.
따뜻한 이불속에 꽈리를 틀고 있다가 그녀의 자리를 침범해 가로로 자버린 것이다. 덕분에 그녀도 나를 피해 가로로 잘 수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강아지도 자기 빈 공간을 찾아 헤맸던 모양이다. 녀석도 가로와 가로 사이에 가로로 끼어 있었다.
자다가 중간에 깼었고
서로의 잠자리가 잘못되었다 싶어서
원래의 자리로 가려고 했지만
이미 그녀도 깊은 잠에 취해 있었고
잘 자고 있는 그녀를 깨울 순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또다시
가로질러 누워서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이 되어서야 그렇게 눈을 뜬 것이다.
머리는 무거웠는데
얼마 지나지 않으니 머리가 개운하다.
가끔 자리를 바꿔가며 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듯싶다.
별 것도 아닌데.
늘 똑같이 출근을 하고
늘 똑같이 일을 하고
늘 똑같이 점심을 먹고
늘 똑같이 퇴근을 하고
늘 똑같이 저녁을 먹는 그런 쳇바퀴 같은 일상에 소소한 변화를 주는 거
너무도 소소하지만 소소하게 변한 걸 알게 되면 무언가 모르게 기분이 달라진다.
마치 뻔하디 뻔한 가구 배치를 바꾸는 것 같달까.
오늘은 어디에 소소함을 들이밀어볼까. 신종 코로나 때문에 사람 많은 곳 가기 꺼려지는 가운데 매스컴조차 신종 코로나로 도배가 되어 버려 답답해진 일상이다. 아무리 뭘 해도 간을 맞추지 못할 땐 MSG가 답이다. 그렇지. 그래서 그 소소한 MSG가 더없이 필요한 날이다.
그런데 여보야,
우리 밥 은제 먹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