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

까라면 까더라도 꿈은 꾸어야만 한다.

by 생각하는냥

꿈속이다.


가본 적도 없는 스위스의 어느 산속 마을 풍경 같은 언덕배기 한쪽에선 얼음이 녹아내리더니 강물을 이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여행 구경이라도 하듯 멍하니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정신을 놓고 있던 때였다. 산 위에서 놀던 유럽풍의 남자 꼬마 아이가 얼음이 녹아내리는 물가에서 놀다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게 아닌가. 눈을 믿을 수가 없어 잠시 멍 때리고 있는데 아이의 아비가 되는 듯 한 남자가 무작정 물속으로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러 가고 있었다.


그 장면을 목격한 몇몇이 웅성거리며 구경만 하고 있는 찰나 무슨 용기에선지 몸뚱이가 아이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수영이라곤 1cm도 할 줄 모르면서 말이다. 왜 내달리고 있는 걸까? 미친놈.


눈과 얼음이 쌓인 길을 헤치고 뛰어가니 어느덧 얼음에 녹아내린 강물의 하류에 다 달았다. 그러나 하류에 보여야 할 아이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애써 수영을 해 온 아이의 아비도 미친 듯이 아이를 찾고 있을 무렵 눈에 덮여 쓰러져 있는 아이를 발견하였다.


급하게 몸을 돌려 눕히곤 아이를 찾았다며 소리를 질러댔다. 심폐소생술이라도 해야 할 판인데 해본 적이 없는데 아무리 꿈속이더라도 어이하겠나. 어찌할지 몰라 그저 아이의 상태만을 지켜보던 찰나 바로 그때 구급대원이 다가와 대신 심폐소생술을 하였다. 근데 얘는 대체 언제 나타난 거냐.


다행히 아이는 숨이 돌아왔고 주위로 모인 사람들은 환호하였다. 그리고 아이를 발견한 난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화면이 뒤죽박죽 꼬이고는 어딘지 모를 숙소의 침대에 누워있고 바로 위 천장에는 커다란 스티커가 구멍을 막고 있었다. 저 구멍이 뭘까 싶어 궁금해하는 찰나 신기하리만치 절로 떼어지는 스티커. 어? 귀신이다.


스티커가 떼어지자 사람 크기만 한 텔레토비 비슷한 인형들이 하나씩 하나씩 눈 내리듯 천천히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게 아닌가. 그렇게 떨어질 게 없었다면 차라리 과자라도 떨어지든가 하지.


어? 어? 어? 어? 요렇게 하다가 잠에서 깨었다.


이건 뭐 예지몽도 아니고 그렇다고 금은보화 운과 관련되었다는 뭔가 희귀한 사물들이 등장하는 그런 꿈들도 아니다.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꿈이다.


그러니까 꿈인즉 전자의 꿈은 얼결에 나서서 하다가 결국 마무리도 짓지 못할 타이밍에 구원자가 나타나 심폐소생 신공을 펼치나니 함부로 나대지 말아야 하나 너의 운명은 어차피 나대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는 것이고, 후자의 꿈은 텔레토비 동산의 뜨뜻한 햇볕 같은 사람이 그립다는 얘기인 건가? 아, 이건 진짜 꿈보다 해몽이다.


어쩌면 언제 일어날지 모를 일과 엮어서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식으로 짜깁기 식의 꿈풀이가 완성될 수는 있을 수는 있겠다. 그렇다고 결과론적인 짜깁기가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이날 어땠냐고? 열심히 뺑이 친 엿같은 하루였다. 다른 말로는 '똥개 훈련'이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존재한다.


왜 직장인들의 절대 갑인 대표님들은 본인도 모르는 어디선가 주워들은 뜬금없는 것들로 팔랑귀를 가만두지 못하여 직원들의 아까운 시간을 쪼개가며 뺑이 칠 일을 시키는 것일까. 제대로 된 밥값이라면 돈이 되는 일을 하게 한다거나 생산적인 일을 시키는 게 맞을 텐데 말이다.


인생 뭐 있냐. 까라면 까더라도 꿈은 꾸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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