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오지랖

아무 쓸모없는 오지랖에 대하여

by 생각하는냥

오지랖 : (명사) 남의 일에 지나치게 상관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나의 오지랖이 항상 일관성을 가지고 발동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적 오지랖의 발동에는 나름의 이유와 정의를 가지고 발동되는 것이라 주장하고 싶다. 비록 아무 쓸모없는 것 일지라도 말이다.


업무적으로 모 업체에 대해 알아봐야 했다. 여기서 모 업체의 이름을 밝히기는 그렇고 가명으로 'GWS'라 하겠다.


나의 숙제는 이 'GWS'(가명)이라는 업체가 한국 인정기구 KOLAS에 인증기관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일단 KOLAS홈페이지에 접속하니 친절하게도 '인증기관 검색'이라는 메뉴가 있었다. 이제 업체명을 넣고 검색만 하면 숙제는 간단하게 끝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쉬운 일일수록 꼬이는 법칙은 비켜가지 않는다. 'gws'를 입력하니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gws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사 소개란을 보니 '지더블유에스텍'이라고 나와 있길래 해당 이름으로도 검색을 해보았다. 그러나 검색이 되지 않았다. '지더블류', '지더불유에스테크', 'gws', '지더블류에스텍' 등등 여러 단어를 변형하여 입력해보았지만 역시나 검색이 되지 않았다.


결국 gws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땡땡 대리'라고 자신을 밝힌 이가 전화를 받았다. KOLAS 인증된 기관이 맞는지를 물으니 맞다고 하였다. 그런데 왜 KOLAS 홈페이지에서는 조회가 되지 않냐고 물으니 본인도 모른단다. 현재 PC 앞이 아니라 조회는 불가하며 전파관리소에도 등록이 되어 있으니 거기서 확인을 해보라는 엉뚱한 답변을 들었다. '아니오.' 난 KOLAS 인증 여부를 알아야 하는데 전파관리소는 확인할 필요가 없지 않냐고 물으니 거기서부터 본인만 알아먹을 본인 위주의 헛소리를 시전 하기 시작하였다. 그냥 나의 질문은 매우 단순하였다. KOLAS 인증기관인지만 확인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의 안드로메다 화법은 계속 엇나가고 있었다. 그래도 넌 나름 대리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데 말이다. 그와 더 이상의 대화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여 알던 그에게 KOLAS홈페이지에서 조회 후 연락을 달라고 당부를 하였다.


그의 연락만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 판단하여 KOLAS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KOLAS직원 왈, 간혹 회사명이 회사 이름과 다르게 등록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것저것 입력해보더니 이 똘똘한 직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업체명을 찾아 주었다. 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황당하였다. 등록된 회사명이 '주식회사 지 더블유 에스 텍'이라고 띄어쓰기 신공을 구사한 것이었다.


일단 숙제는 해결이 되기는 했으니 여기서 멈춰도 됐을 텐데 그때 오지랖이 발동하였다. 최소한 통화했던 gws직원 '땡땡 대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야 나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본인도 gws직원이니 당연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시 gws로 전화를 하니 '땡땡 대리'가 전화를 받았다. KOLAS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주식회사 지 더블유 에스 텍'이라고 띄어쓰기가 들어가 있어서 검색이 되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니 그에게서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그러니까 이거를 저에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어떻게 되시는지?'


응? 순간 뒤통수를 강타하는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나 : "gws 내부적으로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땡땡 대리 : "'이때까지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거는 저희가 잘 처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순간 '아, 네 그러시죠.' 라며 어이없는 웃음을 던지곤 전화를 끊었다. 누가 보면 마치 내가 gws직원인 줄 알았겠다. 직원은 관심이 없고 손님이 알아서 찾아야 하는 이 익숙한 상황은 언젠가 마주쳤던 그림이었다. 흔히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라든가 통신사의 직원과 통화를 할 때 라든가 가끔 마주하곤 했던 상황이었다.


그래 뭐, 굳이 쓸모없는 오지랖으로 짧은 삶을 살다가는 인간의 아름다운 하루를 하찮은 하루로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오지랖은 소중한 사람을 위해 써야 하니 잠시 주머니에 넣어두자. 이때까지 한 번도 문제가 된 적 없었다는데 알아서 잘들 하시겠지.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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