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뷔

입장 바뀐 데자뷔

by 생각하는냥

퇴사의사를 한달 이상동안이나 미리 알렸음에도 후임을 뽑아주지 않아 결국 약 10여일 전 인수인계를 하지 못한 채 이직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서야 그나마 파트타임으로 후임자를 뽑았다더군요. 그리고 저의 그 후임 분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인계에 대한 질문을 몇마디 하시더니 저에게 그러더군요.


"좋으신 분 같은데 다시 오시면 안되나요? 저랑 같이 일해요."


엥? -_-;;; 뭥미?

황당한 질문에 당황했는데 이 상황 뭔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어디서 최근에 많이 봤던 상황입니다.

아? 아하...


이직을 한 회사에서 인수인계를 받으러 지난 주 멀리 부산을 다녀왔었습니다. 부산에 있는 팀을 본사가 있는 서울로 올리려다가 못올라오는 사람 대신 제가 채용이 된 상황이라 인수인계를 받으러 내려갔었던 건데, 그때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그분께 제가 그랬습니다.


"서울로 올라오세요. 어차피 아이가 크면 서울로 올라오게 되어 있으니 미리 서울갈 기회 생길 때 올라오시면 좋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저랑 같이 일하시면 되죠."


그나마 저는 구미가 땡길 꺼리를 먼저 말하고 같이 일하면 어떠냐고 말을 꺼내긴 했지만 똑같은 의미의 말을 건넸던 겁니다.


아마 그 사람도 저처럼 황당한 말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당황했을 듯 싶습니다.


사람은 종종 같은 상황에 역지사지의 입장바뀐 상황을 당해봐야 겨우 바보같은 말을 내뱉었구나 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나마 알고 넘어가는 건 다행일 겁니다. 저질러 놓고도 평생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할테니까요.


바닥에 구멍을 좀 파둬야 할까봐요.

부끄러움이 사라질 동안만이라도 머리를 숨기고 있게. ^^;

작가의 이전글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