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풍경

비 오는 5월 아침의 소소한 출근 풍경

by 생각하는냥

비가 온다.

밤새 내리더니 아침까지 내리고 있다.

하늘에 구멍이 뚫렸거나 혹은 하늘님이 슬프도록 울고 싶은가 보다.

하늘님도 무슨 이유에선지 가끔 미치도록 울고픈 때가 있나 보다.

토닥토닥.

따뜻한 커피 한잔 하시려오?


우산을 들었다.

회사까지는 걸어서 25분, 대중교통 30분.

걸어서 가자면 하반신이 흠뻑 젖어버릴 것만 같아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택했다.

폭우 속에서도 허리춤까지 흠뻑 젖어가며 친구와 함께 걸었던 중학생 시절의 낭만은 이제는 다시없는 거다. 그 친구는 이름이 뭐였더라? 지금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부디.

겨울이 지난 이후로 오랜만에 타는 버스.


거기서 그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나를 알리 없겠지만

그녀는 거죽을 걸쳐도 눈에 띌 정도로 길쭉한 키와 몸매를 가졌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기죽일 만큼의 얼굴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올블랙 차도녀 느낌은

겨우 두세 달뿐이었지만 더욱 성숙해 보였다.

버스를 기다린 지 겨우 1분뿐이었는데

그 짧은 타이밍에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리 밝히지만 당연히 별 의미는 두지 않는다.

마치 예쁜 꽃을 바라보는 그런 마음일 뿐이다. 이성의 감정이 아니다.


버스에서 북적거리는 지하철 안으로 몸을 던졌다.

간밤에 술고래가 되었던지 어디선가 풍겨오는 알코올 냄새가 코를 살살 자극한다.

그리고 그 냄새를 뚫고 들어오는 어느 독거노인에게서나 날 법한 사내의 냄새도 뒤섞인다.

지하철 차량을 선택할 때 기준은 여자 사람이 많이 타는 차량이다. 여자 사람이 좋아서는 아니다. 그 정도로 변태는 아니다. 단지 찌든 땀내로 가득 찬 남자 사람들의 냄새를 피하기 위해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왜 남자들 틈에서는 악취가 섞여있는 경우가 있다. 킁킁. 내 냄새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큭큭.

그렇게 선택한 차량이었는데 불행하게도 내 뒤는 떼거지로 남자만 몰려든다.

그래서 피하지도 못한 채 그들의 냄새가 뒤섞여 코가 마비된다. 오 마이 갓.

이 남자 사람들의 선택 기준도 나와 같았을까?

아니야, 그들은 여자가 좋았을 것이고 난 남자 냄새가 싫었던 것이고.


그렇고 그렇게 잡다한 별 의미 없는 생각들을 줄줄이 이어가다가 칼출근을 했다.

사무실 들어서자마자 시계가 9시 30분을 가리킨다. 오늘은 운이 좋으려나?


자리에 앉아

어제 늦은 저녁 마트에서 할인 중이던 "xxxxxxx xxxxxx AROMA BLACK" 커피 한 캔을 꺼내 바짝 마른 입술을 적셔줬다. 요새 나온 캔커피의 뚜껑을 돌릴 때, 따악 하고 나는 그 소리와 손바닥에 전해지는 그 느낌이 너무도 좋다.


캬~


"오늘도 무사히"


협찬 : GEOR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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