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냄새들에 중독되어 가는 일상
늘 맡게되는 지독한 냄새들에 중독되어 간다.
아파트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면 코를 찌르는 이름모를 남자의 찐한 스킨냄새. 오래전 시골 동네 이발소에나 맡아봤음직한 옛날에는 흔하디 흔했던 스킨 냄새다. 이런 걸 대체 어디서 구했는지도 궁금하지만 이 지독한 냄새를 몸에 바르고 하루를 견뎌내는 그 사내의 콧구멍 또한 궁금하다. 그래도 이 사내 덕분에 초딩 시절 다녔던 시골 동네 이발소의 추억이 풋푹하게 떠올랐다. 고약한 냄새지만 고맙지 아니한가.
급하게 출근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새 코를 찌르는 찐한 에스컬레이터 냄새. 고무냄새와 잘 돌아가라고 발라진 공업용 기름 냄새가 뒤섞여 정신줄 놓고 멍하니 지하로 내려가다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한다.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지독한 냄새인데 습관이 되다보니 중독된다.
지하철에서 부딪히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정내미가 넘치는 사람도 정내미가 뚝 떨어지는 사람도 만나보지만 한데 어우러진 독한 냄새는 역시나 지독하지만 중독된다. 콩나물 시룻자루마냥 틈새 하나없이 엮인 가운데 이마에는 내천이 흘러 내리지만 그래도 좋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내달릴 때 태양빛이 꾀죄죄한 한강 수면위로 반사되어 너무도 눈부셔 눈을 뜨지 못하면 더 많은 사람들의 향기가 코를 적신다.
이러저러한 냄새들에 중독되어 가다보면 머나먼 출근길은 심심하지가 않다. 어느새 놀이터가 되어 있곤 한다. 가끔 스트레스 받을 만한 일도 일어나기는 하지만 그런 향기들에 중독되면 싫어도 싫은 게 아닌 게 된다.
오후는 물 한잔 목을 축이고 나니 나른함을 재촉한다. 퇴근시간의 중독된 냄새들에 다시 푹 빠져들고 싶은가보다. 그래, 이미 내 마음은 퇴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므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