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챗바퀴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건가
익숙한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알람이었다. 무려 10여일간이나 꺼놓았던 알람이었다. 여름휴가보다 긴 10여일간의 휴일이었으니 짤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이었다.
눈을 떠보니 세상이 낯설었다. 최근까지 알람이 울리던 시간의 밖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눈부실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빛이 방안을 충분히 밝히고도 남음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알럼이 울리던 그 시간은 상당히 어두웠다. 그래서 너무도 익숙한 음악이었지만 그럼에도 낯설게 느껴졌고 심지어는 시간을 잘못 맞춘거라 그리 여기고 싶을 지경이었다. 10여일전과는 너무도 다른 풍경이었다.
출근 준비를 하는데 겨우 10일 지났을 뿐인데 한참을 쉬다 출근하는 사람마냥 모든 게 낯설었다. 차라리 중간에 하루 출근도장이라도 찍어줄 걸 그랬나? 오늘 나 충분히 적응 잘 할 수 있을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스쳐지나면서 출근에 찌들어 있건 세포들의 기억들을 꺼내어보며 적응해가는 중이다. 한동안 쉬다 이직한 직장에 출근하는 것 같은 기분이지만 사무실에 도착하면 그동안 쌓여있던 누적된 프로젝트들의 종이더미에 다시 깔려 고통의 몸부림에 발버둥치겠지.
그래도 오랜만의 출근길이지만 주위에 들러붙은 사람들의 이상한 패턴들은 여전하다. 미용실에 다녀온 모양인지 옅게 어지럽히는 파마약 냄새라든지 오래된 홀아비 냄새라든지 혼자 방언을 내뱉는 소리라든지.
나 오늘 잘 할 수 있을까?
그래.
결심했어.
오늘은 칼퇴다. ㅡ..ㅡ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