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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Jun 03. 2023

워케이션이 정말 좋다고?

여행하면서 일을 해보니,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해보니 느낀 점 

요새 핫하게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가 '워케이션' 혹은 '디지털 노마드'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이제는 사람들이 꼭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감해버렸다. 그러면서 카페 뿐만 아니라 강릉, 제주도 등 서울을 벗어나서 일을 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이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워케이션을 운영하는 숙소나 브랜드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막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숙소나 브랜드 등에서 진행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직접 참여 신청을 해보기도 하고 참가도 했다. 



일단 현재 국내 워케이션 비즈니스들은 2박3일 혹은 5박6일 정도로 진행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과 워케이션에 최적화된 숙소 정도로 나눠볼 수 있다. 



워케이션 프로그램

프리랜서 처음에나 관심 많았지, 지금은...?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강릉, 강화도, 제주 등 서울 이외 지역에서 주로 이뤄진다. 그곳에서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주최 측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로그램은 대체적으로 요가나 산책 혹은 명상 등이 포함되어 있고, 네트워킹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워케이션이 아무래도 일을 하지만 휴가나 여행이라는 개념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요가나 명상 등 웰니스적인 요소가 주로 들어가는 듯 싶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선생님과 장소만 있으면 되니 준비하기에 다른 액티비티보다 편안할지도. 워케이션에 많이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다 똑같이 요가, 명상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진부하게도 느껴진다.



이런 워케이션 프로그램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네트워킹이다. 나처럼 프리랜서 혹은 프리워커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하고 또 재미난 비즈니스를 도모하기를 기대하면서 간다. 하지만 그것만을 위해 워케이션을 가기에는 품이 너무 많이 든다. 일단 서울 외에서 몇 박을 해야하며 그에 따른 비용도 든다. 그리고 네트워킹만 하는 게 아니라 기타 다른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면 굳이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참여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크게 가졌던 관심은 지금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워케이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나에게 네트워킹이기 때문에 네트워킹은 그냥 서울에서 하는 네트워킹이 주인 모임을 가는 것이 더 편하고 효율적이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서울 이외의 지역 강릉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있다, 참여할 것인가? 나는 그 모임이 네트워킹 모임이라면 가겠지만 워케이션 프로그램이라면 가지 않을 것이다. 워케이션이라면 말 그대로 여행도 하고 일도 하는 것인데 지금 내가 제주도에서 게하 스태프로 있으면서 내 일을 하는 것 그 자체가 워케이션이다. 굳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워케이션 숙소, 굳이?



워케이션에 특화된 숙소도 마찬가지다. 워케이션에 특화된 숙소의 가장 큰 특징들은 일단 자연과 가까이 있다. 오션뷰라던지 숲뷰라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좋은 장비들과 빵빵한 와이파티, 멀티탭 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고정된 장소에서 일하기 보다 매일 다양한 장소에서 일을 하는데 익숙해져서 굳이 워케이션 숙소의 그런 시설들이 나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 그냥 일반 좋은 숙소에서 묵고 낮에는 밖에서 카페에서 일하는 게 더 속편하달까? 이제는 일을 위한 공간이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일을 하는데 익숙해졌다. 



워케이션, 분위기에 취하지 말고

진짜 몰입을 해야지



나는 카페에서도 일하고,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일을 하고, 장소 가리지 않고 일을 하는 편이다. 그렇게 일을 하다보니 느끼는 것은 일을 하는데 오션뷰에서 일을 하거나 산 속에서 일을 하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 그 자체이고 몰입하는 능력이다. 



파도치는 해변에서 모니터 화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일에 몰입해서 할 수 있는가? 



물론 자신이 엄청난 집중력의 소유자라면 상관 없지만 가끔은 몰입을 위한 환경 그 자체가 필요할 때도 있다. 워케이션이라고 느슨한 마음으로 일을 한다고는 절대 말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여행과 쉼, 그리고 일이 스위치가 될 때 순간 순간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다. 



특히 자신이 커리어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고, 또 몰입하고 머리를 싸매고 집중해야 할 일이 있다면 워케이션에 대한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지 않을 것이다. 워케이션이고 뭐고 당장 일에 집중할 생각 밖에 없을테니. 바다 한 번 보고 모니터 한 번 보고, 모니터 한 번 보고, 바다 한 번 보고 해도 되는 느슨한 일이 있고 미친듯이 집중해야 하는 일이 있다. 워케이션 하는 자신에게 취하는 건 잠깐이면 족하다. 진짜 일은 시간 장소와 상관없이 몰입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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