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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Sep 25. 2020

불면의 시대

꿈은 메스꺼운 재료들로 요리되어 기름칠을 하고 
끈적이게 중탕된 미적지근한 숲
얇고 커다란 쇳덩이에 넣어
자고 있는 자의 머리에 들이부어 버린다 

눈이 저절로 떠지는 것은
새벽으로 돌아가기 위한 관성의 힘
고향 같은 시간 연어처럼 회귀하기 위한 본능의 힘

꿈을 꾸지 않는 날을 손으로 그리며
기념일처럼 그날을 그리워한다

잠에 대한 시름이 없는 잠을 자고 나면 축배를 들리라
다 같이 손에 잔을 들고 붉은 와인을 부딪히리라

자장가는 산 뒤 너머 전래동화처럼 달에서 내려온 밧줄과 함께 사라져버리고 
이젠 자장가마저 샛푸른 화면이 허옇게 허옇게 대신하고 있는데 

푹 잤다는 말은 그들의 연중행사
전설처럼 추앙받는다 
잠 못 드는 평탄한 밤 성실함은 꾸준히 자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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