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는 이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타미 Sep 28. 2020

빗장을 걸어 잠군 내가 무얼 말할까

막내가 또 말없이 울기에
붙이기 싫은 말을 억지로 붙였다
지루할 정도로 지긋지긋했다
같은 생을 몇 번이나 사는 듯했다
해결도 회복도 없는 이름 앞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쳐나가는
헤질 대로 헤진 반복된 상상을 했다

아빠는 어린 동생이 쓰고 싶어 하는 핸드폰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그런 아빠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빠의 핸드폰은 좋았던 것 같다고
아니라고 그건 착각이라고
속 싸움을 하다

언니가 아빠한테 말해볼게
또 싸우려고
한두 번이니 싸우는 거 
언니는
전형적으로 비뚤어져 없어도 될 어른이라 
몸에 생긴 상처가 가만두면 사라질 줄 알았던 어른이라
빗장을 걸어 잠갔어

겹겹이 쌓이는 과오 앞
말하지 못한 것들은 이유가 많았다
외면은 또 하나 추가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면의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